황군 부부와 H양이 다녀갔다. 멀리서 오는 그들을 위해 실로 오랫만에 가히 "요리"라 불릴 만한 먹을 거리를 만들고 흡족해하는 나를 위해, 맛있게 먹어주고 신나게 수다를 떨고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돌아갔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인사를 건네는 그네들의 눈빛이 왠지 쟌한 거 같아 문을 열고 들어와 거울을 보니, 푸석해진 얼굴에 부은 눈두덩이가 보기에 좀 그래서 미안해진다. 황군은 내가 요즈음 사람들을 잘 안만나려 하고 폐쇄적이 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했다. 의외의 말에, 정말 내가 그렇게 보여? 라고 반문하던 나. 여행은, 아주 잘 맞는 동행인이 아니라면 혼자인 게 훨 낫겠다는 내 말이 단호하게 들려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싶다가, 정말 내가 그런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H양이 일부러 놓고 갔다는 책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