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nge 516

연애시대 보다가...

이제서야 다운받은 연애시대를 훌적이며 보다보니... 이런, 날이 하얗게 밝아버렸다. 그런데 강추하신 분들, 이렇게 슬프단 말을 왜 아무도 안한 건지. 가슴이 미어지는 듯 해서 주인공처럼 오른 손을 가슴에 대고 진정시키며 봐야했다. 독한 감기약을 먹고도 밤을 꼬박 새다니. 아 머리 아퍼... * 자고나서 덧붙임 : 참 재밌다. 인간의 감정의 선이 실핏줄처럼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인지, 고작 이혼한 남녀의 재결합 이야기를, 복잡한 과거사 가족사 같은 거 끌어들이지 않고도- 이렇게 풍부하게 펼쳐 놓을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것도 정말 진짜처럼.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맘에 들었다. 서로 이해받고 사랑받으려 징징대지 않고(굿바이솔로에 비해) 그저 남과 자신에게 솔직하려 하면서(이걸 메시지로 전하는 은호..

lounge 2006.06.16

책을 읽다.

생각해보니 이사를 할 때 많은 책을 버리고 나서부터 책을 거의 사지 않았다. 포장이사를 해준 아저씨로부터 무지하게 잔소리를 들어야했던 책의 무게 역시 버려야할 욕심처럼 생각되기도 하였다. 또 생각해보니 가만 진득하게 앉아 책을 읽었던 일도 너무너무 오래 되었다. 그래서 삶이 심플해졌나 하면 ... 오 노다. 그 자리엔 바람직하지 않은 구차한 번민들이 들어서더라. 그래서, 다시 책을 잡아보기로 했다. 사실 며칠 전 어디선가 매력적인 철학박사 강유원씨가 웹기획자라는 걸 읽었다. 웹기획이라면 동종업계인 터 반갑고 신기했다. 이 사람의 말이다. "속 편하게 학문과는 무관한 직업을 가지는 것이 학문적 독립성을 지키는 데에는 가장 좋을 것이다. 게다가 직업을 가지면 구체적인 현실 속에 정신이 자리 잡을 수 있고 지..

lounge 2006.06.12

매트로놈

어제 아침에 일어나 컴터를 켜고 밥을 먹고 한약을 먹고 미국에서 산 잠오는 타이레놀 2알을 먹고 대책없이 졸려서 소파에 누운 기억이 있는데... 깨고 보니 날이 훤한 월요일이다. 미국의 타이레놀은 좀 세다 하더니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아무리 수많은 날들을 탕진하며 살았다한들 잃어버린 하루가 아쉽지 않을리 없다. 대체 내 생체시계는 뭘 하고 있었단 말인가. 메트로놈이 필요하다. 엉망이 된 생활의 박자를 조율해줄...

lounge 2006.06.12

자기 전, 짧은 다짐

황군 부부와 H양이 다녀갔다. 멀리서 오는 그들을 위해 실로 오랫만에 가히 "요리"라 불릴 만한 먹을 거리를 만들고 흡족해하는 나를 위해, 맛있게 먹어주고 신나게 수다를 떨고 축구경기를 시청하고 돌아갔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인사를 건네는 그네들의 눈빛이 왠지 쟌한 거 같아 문을 열고 들어와 거울을 보니, 푸석해진 얼굴에 부은 눈두덩이가 보기에 좀 그래서 미안해진다. 황군은 내가 요즈음 사람들을 잘 안만나려 하고 폐쇄적이 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했다. 의외의 말에, 정말 내가 그렇게 보여? 라고 반문하던 나. 여행은, 아주 잘 맞는 동행인이 아니라면 혼자인 게 훨 낫겠다는 내 말이 단호하게 들려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싶다가, 정말 내가 그런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H양이 일부러 놓고 갔다는 책 제목..

lounge 2006.06.11

약속, 반지, 드림캐처

박영택, 중에서 출처 http://www.daljin.com **** 일이 손에 안잡혀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http://www.daljin.com/에서 반가운 이름을 발견했다. 내가 좋아하던 평론가 박영택씨의 글이다. 그는 글을 참 많이 쓰는데 어느 것이나 글이 그-내가 기억하는-를 꼭 닮아 있다. 오래 전 갓 결혼한 후배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던 반지가 생각난다.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가운데 박혀있던 하얗게 빛나는 백금반지를 보고 나는 놀렸었다. 이게 비싼 거라 아까워서 헤어지지도 못하겠는걸. 그럴려고 이런 거 하는 거지? (뭐.. 그 땐 물론 농담이었다. 반지가 정말 예뻤으므로 좀 부러웠을지도 모르겠다. ^^) 티비에서 어느 예비신랑 신부가 스위스 명품샵에서 예물시계를 고르는 걸 보여준 적이 있다. 모 ..

lounge 2006.06.10

어떤....선물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엄살이 심하시군요. 처음에 저는 저 자신을 많이 질책했습니다. 엄살이 심한 것이 아닐까 하고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했지요. 그러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추위에 강한 나무가 있고 더위에 강한 나무가 있듯이, 물이 많아야 하는 나무가 있고 물이 적어야 하는 나무가 있듯이 우리는 모두가 다른 존재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고 나자 저는 저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오뉴월 실크보다 보드라운 미풍이 어떻게 신열에 들뜬 인간의 육체를 갈퀴보다 아프게 할퀴고 갈 수 있는지 모릅니다. 하물며 신열을 유전자 속에 새겨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튼튼하고 상식적이어서 잔인해지는 존재들이 두렵습니다....." - 공지영 산문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

lounge 2006.06.07

LA에서 만난 오랜 인연

여러 해 만에 만난 오랜 인연 Lovephoto 앳된 청년의 태를 벗고,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의 사진기자증을 목에 걸고 늠름한 모습으로 LA에 나타난 그가, 두 팔을 벌려 미국식 큰 포옹으로 반겨주다. 누나도 이제 나이가 드는가보다, 라는 첫 마디에, 그가 리얼리즘적 가치를 추구하는 포토 저널리스트임을 실감. 사진은 너무나 한국적인 LA "난다랑"에서 대낮에 통닭과 생맥주를 시켜놓고 흐믓해하는 Lovephoto, 그가 그리워 마지 않는 Fineapple에게 보내는 인사.

lounge 2006.06.05

무사 귀환 하였습니다.

구름 위를 날아 태평양 저쪽에 잠시 머물다 돌아왔습니다. 다른 빛깔의 태양빛, 하늘, 땅들, 많이는 아니지만 각양각색의 삶들을 흘낏 돌아보니 조금은 차분해진 시선으로 내 삶의 자리를 보게 된 듯도 합니다.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돌아오기 위한 것, 이라고 했던가요. 잠시 옮겨봤던 네이버에서도 원상복귀 하기로 했습니다. 영 길가에 나앉은 것 같은 느낌이... 아무래도 천성적으로 광장형 인간은 못되나 봅니다. 제로보드 새 버전이 발표된다 하더군요. 제로보드는 무한공유의 웹정신에 투철한 무료게시판입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게시판이 바로 그것인데, 새로운 추세에 맞게 트랙백과 자유링크 기능을 포함하여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홈페이지 단장은 제로보드의 새 버전을 기반으로 이 곳에..

lounge 200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