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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본 동물원

서울 대공원 전철역에서 내려 서울대공원에 가기로 했다. 수도의 이름이 고유명사로 붙고 큰 대(大)자까지 붙어있는 대공원은 참 넓어서 선택이 필요했다. 그래서 드림랜드에서 하늘을 나는 꿈을 접고, 미술관을 지나쳐 동문으로 들어가 "미술관옆 동물원"으로 들어갔다. 함께 간 후배녀석을 위해 리프트를 타자 온공원이 아래로 펼쳐졌다. 리프트는 무지하게 긴 것만 같았는데, 물어보니 1Km라 했다. 아래 정문으로부터의 구간을 합하면 총 2Km다. 2Km를 그렇게 지나 사뿐히 땅에 착륙을 하여, 거기서부터 바로 동물원 순례를 시작했다. "동물원에 가보았지-"로 시작하는 동물원의 노래 를 처음 들었을 땐, 생각했었다. '치, 동물원에 안 가본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런데 노래를 계속 들어보니 그게 자랑..

writings 2002.10.17

나의 사랑 펜탁스 카메라

오늘 충무로에 가서 카메라를 찾아가지고 왔다. 그다지도 애지중지하던 나의 카메라는, 그 어떤 고가의 카메라 장비 앞에서도 기죽지 않았던, 기동성 좋고 가격대 성능비가 최고인 나의 펜탁스가 수리점을 거쳐 다시 내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2년 가까이 나의 손때를 타지 못한 나의 펜탁스는 이제 찰칵 소리도 삐리리해져 "찰칵틱"하는 이상한 쇳소리를 내고, 오토포커스도 잘 안되어서 우왕좌왕 드르륵거린다. 그리고... 줌렌즈는 습기가 찬 것을 방치한 탓에 변색이 되어버렸다 한다. 그래서.. 정말 오랫만에 나갔단 잡지사 촬영에선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흑. 그제서야 상황파악을 하고 수리에 들어갔으니, 내 감이 엄청나게 녹이 슨 것이 사실은 사실이다. 렌즈 하나는 결국 내품에 돌아오지 못했다. 대신 마침 수리..

lounge 2002.10.17

[부산 칠암리, 통도사...] 1999.10

인간이 역마를 꿈꾸는 것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향수를 인간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곽재구 시인은 말했었다. 여기에서의 삶이 각박할수록 그곳에 대한 향수는 더욱 강해지기 마련이고, 그래서 역마에의 꿈도 더욱 커지기 마련이라고. 예기치 않은 쓸쓸함을 통과해왔던 이 가을에, 나는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 기러웠다. 칠암리의 밤바다는 칠흙같이 어두웠다. 먼 밤길을 달려 도착한 곳에 내리자, 시각보다 후각이 먼저 반응을 보였다. 그 비릿한 바다내음은 정제되고 가공되지 아니한 태고적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커다란 숨을 쉬어 그 내음을 들이키고 한 발을 내딛자 시커먼 바다가 눈앞에 선뜻 다가왔다. 그 위로 희미한 불빛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물결의 흐름... 동행한 친구가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흥얼거렸다. ..

writings 2002.10.16

집들이선물 : 수필하나 [피천득] 나의 사랑하는 생활

나의 사랑하는 생활 -피천득- 나는 우선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지금 돈으로 한 오만원쯤 생기기도 하는 생활을 사랑한다. 그러면은 그 돈으로 청량리 위생병원에 낡은 몸을 입원시키고 싶다. 나는 깨끗한 침대에 누웠다가 하루에 한두 번씩 덥고 깨끗한 물로 목욕을 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딸에게 제 생일날 사주지 못한 비로드 바지를 사주고, 아내에게는 비하이브 털실 한 폰드 반을 사주고 싶다. 그리고 내것으로 점잖고 산뜻한 넥타이를 몇 개 사고 싶다. 돈이 없어서 적조하여진 친구들을 우리집에 청해오고 싶다. 아내는 신이 나서 도마질을 할 것이다. 나는 오만원, 아니 십만원쯤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생기는 생활을 가장 사랑한다. 나는 나의 시간과 기운을 다 팔아 버리지 않고, 나의 마지막 십분지 일이..

lounge 2002.10.16

문 밖에서 서성거리다...

초대 받지 못하였으나...예쁜 집을 지었다길래 찾아보았다. 그런데...내려다 본 두 손은 여전히 빈 손 축하 하는 마음만으론 왠지 미안하고, 부끄러워 한참을 발만 동동 구르며, 주인 닮아 고즈넉한 대문만 바라본다. 하나 둘 집들이에 초대 받은 손님들의 발걸음을 세며...인사없이 떠나간 여름과 기척없이 다가와 어느새 깊어진 가을을 핑계로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다. "찬바람이 심해지기 전에 입주하심을 축하합니다. 따뜻하고 넉넉한 겨울을 맞이하세요" 라고 써서 돌멩이에 돌돌 말아 담장너머로 던지고는 부끄러운 발걸음을 돌린다.

lounge 2002.10.16

MSN메신저를 쓰신 다면

다음처럼 해보세요. 업그레이드됩니다. (바이러스나 이상한 거 아니에요. 제가 쓰고 있는데 귀여워요) 1.MSN메신저를 완전히 끈다. 위에 첨부된 파일(msgslang.dll)을 다운받는다. 3.받은 파일을 C드라이브의 "Program Files"폴더 안에 "Messenger"폴더안에 집어 넣는다. 4.이때 같은 파일이 있으니 덮어쒸우겠느냐고 물울 것임 5.당근 덮어쒸움. 6.MSN메신저를 실행해본다.

lounge 2002.10.16

[시소개] 발작, 황지우

발작 황지우 삶이 쓸쓸한 여행이라고 생각될 때 터미널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짐 들고 이 별에 내린 자여 그대를 환영하며 이곳에서 쓴맛 단맛 다 보고 다시 떠날 때 오직 이 별에서만 초록빛과 사랑이 있음을 알고 간다면 이번 생에 감사할 일 아닌가 초록빛과 사랑 ; 이거 우주 奇蹟 아녀 * 모든 사람들이, 고개 크게 끄덕이며 이 시를 소개한 김화영 교수처럼 "그럼, 감사하고 말고. 그럼, 기적이고 말고" 라고 말하게 된다면 기적일까.

lounge 2002.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