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의 지하철 일기] 1999. 9
그리움으로 만나는 인사동거리 혭궤열차라는 것이 있었다. 참 해봐야되는 것도 많은 나이에, 당시 수인선이라고 불리던(수원에서 인천까지 운행) 협궤열차를 탔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뭐가 들어있는지-필시 참기름이나 김, 곡류 뭐 그런 거였을 것이다-꽁꽁 묶여진 보따리들이 여기저기 어엿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힘든 노동을 끝내고 고단한 얼굴로 돌아가는 아저씨, 아줌마,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학생들이 있었다... 어두운 형광등 불빛이 더 정겹게 느껴져서, 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훈훈한 겨울 같았다. 눈이 오는 날 오면 정말 좋겠다고 친구가 속삭였다. 몇 년 후, 시장의 논리에 밀려서 효용가치를 상실한 협궤열차가 영원히 사라진다는 말을 들었다. 마음이 아련해지면서 아 한숨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카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