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비 속에 뿌옇게 흐린 경포 호수를 바라보며 문득 생각한다 고여 거울이 되지 못하는 물은 썩게 마련이라고 출렁이는 마음속 뿌연 거울을 들여다보며 새삼 생각한다 불혹이란 자기 몫의 외로움을 겸허하게 견디는 일이라고 무리를 잃고 뻘흙 위 갈숲에서 병을 다스리는 새여 네가 물을 차고 솟구치는 날 숭어가 고니로 변해 날아올랐다는 전설이 되리라 최두석, 한참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시절엔 우연한 만남들이 종종 있었다. 뱅뱅사거리 신호등을 건너다..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고 서로 어~~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지났다 한참 있다 그가 누구였는지 생각이 났던 일도 있고(아마 그도 그랬던 듯), 버스 안 창문 너머로 아는 얼굴을 발견한 일도 몇 번 있었으며, 교보문고 부근이나 종로 3가 전철역은 아는 얼굴을 가장 많이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