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한 줌
체감온도가 영하 17도라면서요? 추운 게 싫어 꽁꽁 싸매고 나갔더니, 그거 추위 별 거 아니더라구요. 얼마 전에 대학 동창을 만났는데, 날씨에 맞게 무장을 하는데 곧잘 실패하던 예전의 내모습을 친구가 기억하더군요. 사람들은 바람이 거세질 줄, 비가 후두둑 쏟아질 줄, 갑자기 무더울 줄 어떻게 알고 늘 대처할 수 있는 건지 늘 의아하면서 추위에 떨거나 비를 맞던 기억. 내 살아온 날들도 별로 다르지 않아, 이 나이에 아직도 준비해논 두터운 외투, 우산 같은 거 빈약하기 그지없지만.... 이 한장의 사진으로도 조금은 따뜻해지지 않나요? 체감온도, 0.001도쯤은? 2003.01.21 호암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