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lounge (516)
kalos250's before
종일 피시앞에 앉아있다 밥을 먹으며 티비를 틀었다. 베스트 극장, 잘생기고 분위기 있는 옆모습을 가진 신성우의 대사. "쿠바나 갈까요? 거긴 아무데서나 라이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대요.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긋지긋 하잖아요, 지금. 안그래요?" 흔들리는 여배우의 표정. 나같으면 얼른 따라가겠구만.. 리모콘을 들어 티비를 끈다. 어젯밤 늦게 잘 나가는 문인인 한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 갑자기 무서워져서.. 전화를 걸었다 했다. 주위의 누가 암투병중이라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문득 깨달은 것이, 그 언니가 내는 책에 감사를 표했던 사람들마다 아프다는 것이었다. 그 중 두 명이나 죽었다 했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 아침 뉴스프로그램에서 본 강원도 어딘가에 지독한 가뭄으로 수확되지 못하고 ..
노트북을 바꾸면서 든 생각 혼자인게 불편한 것 중 하나는 일상적으로 맞이하게 되는, 사소하나 쉽지 않은 선택의 상황에서 갈팡질팡할 때 함께 고민해주고 그 결정에 소소하게 라도 -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의 비중이 대등하여 평행저울 같을 땐 아주 작은 힘이라도 결정을 가능하게 해주므로 -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 참으로 아쉽다는 것. 비록 그 선택의 결과야 오로지 자신의 몫이지만, 갈팡질팡 오도가도 못할 때 던져주는 큐싸인이야말로 한 발을 내딛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또 하나 불편하게 생각했던 건, 멋진 파리 오르세 미술관 달력을 선물 받았는데, 못이 안박혀서 속상했던 일. 그런데 이 얘길 들은 친구는 지 신랑도 못 못 박는다. 전동드릴만 있으면 해결된다, 고 말했다. 그래서 전동드릴을 장만하기로 했는데 가..
심리학 용어에 도박사의 오류라는 게 있다는군요. 도박사가 도박을 계속 하는 건, 돈을 많이 잃을 수록 이제 돈을 벌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래요. 아들을 바라서 딸을 계속 낳는 사람은, 딸을 낳을 수록 아들을 낳을 확률은 높아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구요. 며칠간 우리가 참 많이도 주고 받은 복은 어떨까요. 살면서 누리게 되는 복은 다 똑같은데 지난 인생에 복이 참 지지리도 없었으니, 남은 인생에 한꺼번에 복이 올 거라고 믿는 건 오류일까요? 로또 대박 확률을 높여준다는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생각났어요. 그는 사이트에 특허출원중, 이라고 써놓고 100만원이나 되는 비용이 아까워 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ㅎㅎ
"몇십억년 된 해가 하나 뿐인데, 새해가 어디 있다고 그러는지" 어제 받은 한 문자메세지입니다. 맞는 말이지요. ^^ 알면서도 우리는 새해라 여기고 새해 축복의 말들을 나누고, 나의 해 혹은 당신의 해라 부르며 격려와 다짐을 보내기도 합니다. 새해 인사가 늦었습니다. 참 많이 듣고 살았을 정겨운 인사를 다시 한 번 건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좋은 일, 기쁜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만은 없는 게 인생사인지라, 그런 축복의 말들을 이미 배부르게 들으신 줄로 믿고 좀 칙칙한 그림 하나 선물로 올려봅니다. 어렵게.. 아니 무모하게 손에 넣은 도록의 작품. 송영규씨의 "위로의 자화상2" 입니다. "그림속의 '나는, 어쩌면 그런 고립과 거부의 몸짓으로만 시종일관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하..
연말 분위기에 맞는 노래 한 수 얹어둡니다.
휴대폰에 황모군의 번호가 떴다. 받아보니 그의 짝꿍인 지현양이다. 황군이 아래 사진을 보고 쵸컬릿을 만들어내라고 난리란다. 그래서 간단한 방법과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사이트를 알려주었다. 나름대로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선별해놓은 사이트니 어려움없이 따라할 수 있을 것이다. 충동적으로 쵸컬릿 만들기를 하기로 결심한 후에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웹서핑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는 일. 온갖 역기등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내가 잘해야하는 걸 잘 못하고 하기 싫어하는 것중에 하나는 북마킹이다. 원래 정리 같은 거 잘 못하지만 이상스레 이게 참 귀찮다. 기어이 목록이 쭉 늘어나서 스크롤이 필요하게 되자 이 스크롤조차 귀찮아서 정리를 시작했는데, 이미 없는 웹사이트가 이리 많다는 거에 놀랐다. 웹..
크리스마스에 내가 만든 쵸컬릿 2호. 조카들과 함께 처음 만들어본 건 그 자리에서 다 먹어치웠더랬습니다. 어린 조카들과, 특히 아이들에겐 난생 처음인 일을 함께 하는 건 특별한 경험입니다. 호기심 가득한 "까만 눈동자에 빨려드는 경이" 뿐만 아니라, 목적이나 결과물이 중요하지 않은, 함께 하는 과정의 즐거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지요. 아이의 엄마들은 이것을 "인내"의 과정이라고 합디다만.. ㅎㅎ 아이에게 맛에 대한 이미지와 평생의 입맛을 만들어주는 요리를 '소울 푸드'라고 한다지요. 소울 푸드... 참 예쁜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야흐로 연말입니다. 어느 해든지 12월은 정말 후딱, 지나가버리는 느낌입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태양의 한 바퀴를 돌아" 먼 길을 달려 오느라..
* 이 게시판 어딘가엔 오래전에 담아놓은 김용택 시인의 이란 시가 있다. 무지하게 긴 시를 간단히 옮겨보면, 구름 한점 없는 가을날 지리산 피아골 가는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피아골 골짜기에서 흘러오는 도랑물 건너 왼쪽에 아주 작은 대숲 마을이 하나 산 중턱에 있습니다 혹 그 마을을 눈여겨 보신 적이 있는지요 그 마을을 보고 있노라면 오만가지 생각 중에, 정말 오만가지 생각들 중에 아, 저기 저 마을에다가 이 세상에서 나만 아는 한 여자를 감추어두고 살았으면 '거 을매나 좋을꼬'하는 생각이 바람 없는 날 저녁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혹 댁도 그런 생각을 해보셨는지요 어디까지나 이것은 '혹'이지만 말입니다 나도 이따금 저 마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배가 쌀쌀 아프다. 엄청난 양의 과자, 그것도 달콤하기 이를 데 없는 Creamy Butter 과자 두 종류와 사탕, 초콜릿, 커피를 먹어댔기 때문이다. 며칠 째, 몸속에서 자꾸만 달콤한 것들을 요구하고 있다. 한 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할 이 중요한 때에 잘못하면 새해 모토를 "달콤하게 살자"로 해버리게 될 듯. 달콤한 새해, 달콤한 연애, 달콤한 인생 뭐 이런 걸로... 호남지방에 엄청난 폭설이 내려서 많은 사람들이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이때, 나는 문득 철없는 상상을 해본다. 유명한 초컬릿 회사에서 그들을 위해 최고로 맛좋고 몸에 좋은 초컬릿을 헬기를 띄워 보내준다. 눈바람 속에 급히 공수되어온 초컬릿을 보고, 뭔 초컬릿이람 하면서 무심코 입에 털어넣은 사람들은, 그 달콤한 맛과 향에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