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무언가 계절이 변해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빗소리, 햇살, 꽃피는 소리, 낙엽지는 소리, 그리고 몇일전 우박떨어지는 소리까지... 바람소리도 계절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난 여기서 처음 알았다. 창을 흔드는 그 소리는 내마음에 공명을 일으켜 내 가슴을 계절에 따르게 한다. 지금 창밖에는 바람에 낙엽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마치 철새도래지에서 철새의 무리가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처럼 말이다.한꺼번에 날아오른 잎들은 제자리를 찾아가는 새처럼 이리 저리 흩어져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그 중에는 날아오르다 미쳐 멀리가지 못하고 고꾸라지는 놈이 있는가 하면 무리속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녀석도 있고,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녀석 처럼 혹은 이카루스처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