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nge 516

이런... 게시판을 잘못 건드려 방문들을 막아놓았었네

누군가 부러 발걸음을 했다가, 헛걸음이 되지는 않았나, 걱정되는군. 좀 더 부지런해져야겠고, 정신도 추스려야지. 오늘 모처럼 쨍한 날씨에 친구의 부탁으로 대학교정엘 갔었다. 전형적인 가을 하늘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들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 그 아래로 싱그런 젊음들을 보는데, 가슴이 왜 그렇게 먹먹해지던지... 나이 들면서 늘어나는 건 쓸데없는 푸념과 감상이라니... 내 집에 오는 사람들이, 그 기회비용을 조금이라도 보상받을 수 있도록 내 집에 신경을 좀 써줘야겠고, 그리고.. 나를 좀 더 사랑해야겠다. 내가, 그래야겠다.

lounge 2002.11.01

그 삶을 후회해?

지난 주말엔 경북 청송엘 다녀왔어요. 살다보니까 주왕산을 두번이나 가게 되는 횡재도 있더군요. 채 여명이 가시기도 전에 차에 올랐는데 부지런히 사는 사람들에겐 뭐 그리 대수겠어요마는 저같은 사람에겐 참 신선한 일이네요. 뿌연 가로등 불빛을 이정표삼아 달려가는데 참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먼데 집들에선 하나 둘 불이 켜지고 그렇게 날이 밝아오더라구요. 좀 더 새벽 그 어스름에 머물렀으면... 암튼 그 전날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해 비몽사몽 차에선 고개가 의자옆으로 곤두박질을 하고 다녀와선 내 사는것에 대한 조바심이랄까 나도 한번 멋지게 살아보고 싶은 마음 내 삶의 모순 투성이들 가난하기만한 내 마음이 참 불쌍하게만 느껴지는 오늘이지만 그래도 그 오늘을 이렇게 살아가네요. 이런 책제목도 있던걸요. 그러니까 ..

lounge 2002.10.29

황지우, "11월의 나무"

11월의 나무 황 지 우 11월의 나무는, 난감한 사람이 머리를 득득 긁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아, 이 생이 마구 가렵다 주민등록 번호란을 쓰다가 고개를 든 내가 나이에 당황하고 있을 때, 환등기에서 나온 것 같은, 이상하게 밝은 햇살이 일정 시대 관공서 옆에서 이승 쪽으로 測光을 강하게 때리고 있다 11월의 나무는 그 그림자 위에 가려운 자기 생을 털고 있다 나이를 생각하면 병원을 나와서도 病名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처럼 내가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11월의 나무는 그렇게 자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나는 등뒤에서 누군가, 다 늦기 전에 준비하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했다 *10월이 다 가고 있다. 털어내고 싶은 것이 많아 벌써 자꾸 가려워지는 나의 생이 황지우 시인의 11월의 나무를 닮..

lounge 2002.10.28

오버근육

희미한 거지만 공연분위기를 보여주고 싶어서 사진을 올리려했는데, 우려했던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다. 내 컴이 지숙이 무릎처럼 "오버근육" 이 된 모양이다.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깔아, 과적이 된 것이 원인인 듯하다. 특히나 최근에 깔아논 동영상 프로그램. 동영상은 너무 덩치가 크다. 내 욕심이 과하였다. 시도 때도 없이 다운되기를 며칠 반복하더니, 이제 프로그램 안열어주기를 시작했는데, 그 시작이 너무나 치명적인 포토샵이다. 지우고 다시 깔기를 몇 번. 상황이 급하니 일단 과적된 프로그램들을 지워보고, 안되면 포맷을 해봐야겠지. 그리고 이젠 업그레이드를 할 때가 온 것 같다. 나날이 늘어가는 덩치들. 그리고 내 욕심들. 자꾸 엄청나게 커져가는 컴퓨터 사양들은 가속화되는 우리의 욕망을 보여주는 미니어처mi..

lounge 2002.10.25

나팔꽃 공연

홍순관(사회자):"슬픔이 기쁨에게 말을 한다면 어떤 말을 했을지 얘기해주세요. " 정호승 :" 미안하다. 그래도 내가 있어서 기쁘지?" 연애편지에 릴케의 말을 인용해, "사랑은 감정으로 출발하지만, 그 다음엔 신념화되야한다." 고 했다는 이 시인의 낭송으로 공연은 시작되었다. 연애편지, 라는 이름으로, 연애편지 쓰듯이 살갑게 벌어진 시와 노래의 항연 시와 몸은 원래 한 몸이라고 하더니 출연진들이 왜 그렇게 노래도 잘하고 말도 다 시같이 하는지.(아, 부럽다) 가을이 빨간 이유가, 슬픔 때문에 하두 울어서 그렇단다. 눈물이 돌이 되어 쌓여 가슴이 무겁다는 이 정서. 개그 콘서트 같은 데서 나왔으면 전혀 다른 느낌이었을. 이런 감성이 너무 자연스럽고 따스한, 그리고 친근한. 가을이 빨간 이유 (배경희 글,곡..

lounge 2002.10.25

발자국남기기

들어오기는 자주 들어오는데, 글을 남기는건 생각만큼 쉬운일이 아닙니다. 오늘은 또 어떤 글이 있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타인의 생각을 훔쳐보는 짜릿함(?)으로 이곳으로 발길이 향하곤 합니다. 훔쳐보는 짜릿함속에는 상대적인 초라함으로 글쓰기가 주저되곤 합니다. 오늘은 아래의 글을 보고 흔적을 남깁니다. 다른이의 모습만을 훔쳐가는 도둑이 되기는 싫어서 ^^ 이렇게라도 저의 흔적을 남깁니다. 이곳에서 제가 좋아하는 곳은 Wrtings과 Scene# 입니다. Wrtings은 뭔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랄까?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거지만 ^^ 자신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사람조차도 누군가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본성같은 것 같아요. 물론 늘 그런 사람이냐 아니면 한사람에게만..

lounge 2002.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