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게시판 어딘가엔 오래전에 담아놓은 김용택 시인의 이란 시가 있다. 무지하게 긴 시를 간단히 옮겨보면, 구름 한점 없는 가을날 지리산 피아골 가는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피아골 골짜기에서 흘러오는 도랑물 건너 왼쪽에 아주 작은 대숲 마을이 하나 산 중턱에 있습니다 혹 그 마을을 눈여겨 보신 적이 있는지요 그 마을을 보고 있노라면 오만가지 생각 중에, 정말 오만가지 생각들 중에 아, 저기 저 마을에다가 이 세상에서 나만 아는 한 여자를 감추어두고 살았으면 '거 을매나 좋을꼬'하는 생각이 바람 없는 날 저녁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혹 댁도 그런 생각을 해보셨는지요 어디까지나 이것은 '혹'이지만 말입니다 나도 이따금 저 마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