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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보는 날, 도시의 바람

수능이 끝났을려나. 많은 아이들이 또 말간 얼굴에 홀가분해진 표정을 하고 거리로 뛰어나올 것이고 영화는 당분간 예매해야 볼 수 있겠군요. 한 후배의 블로그에 가보았더니, 수능시험을 보는 악몽을 꿨더라는 이야기가 있어 빙긋 웃음이 나왔습니다. 나도 아주 가끔 뭔가 시험을 보는 꿈을 꾸는 일이 있는데, 결말은 대체로 우울하게 끝납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인생을 왜 이렇게 막 살고 있는 거지, 라는 깊은 회한에 가슴을 치면서 말이지요. 암것도 모르면서 세상이, 세상살이가 매력 없다며 저혼자 냉소적이었던 오만했던 학창시절이, 이 미련많은 나태한 삶의 시작이었다고 여기고 돌아갈래..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소심한 나의 무의식이. ㅎㅎ 뭐 그 나태함의 댓가는 나름대로 치루고 있기도 합니다만... 어..

lounge 2005.11.23

이 노래를 기억하시는지

김민기 작사, 외국곡 저 산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난 왜 여기에 이렇게 있는 것일까 왜 저 시냇물은 저리로 흘러만 갈까 왜 이 세상은 넓기만 한걸까 날아가고 싶어 날아가고 싶어 시냇물을 건너 푸른 들판 지나 날개만 있다면 가보고 싶어 잣나무 수풀 저 산 너머로 저 나뭇가지 위 떠가는 흰구름 구름 저편에 눈부신 햇님은 왜 저 위에서만 외롭게 떠 계실까 파란 하늘은 얼마나 먼 곳일까 오르고 싶어 오르고 싶어 나뭇가지 위로 햇님 계신 곳까지 날개만 있다면 가보고 싶어 넓고 높고 또 먼 저 곳에 날아가고 싶어 오르고 싶어 시냇물을 건너 햇님 계신 곳까지 날개만 있다면 가보고 싶어 넓고 높고 또 먼 저 곳에 넓고 높고 또 먼 저 곳에 * 개똥이가 되어, 개똥이가 보고파진 밤에..

lounge 2005.11.22

북한산 풍경

정말 오랫만에 북한산을 찾았습니다. 산은 예전과 다름없이, 생각보다 조금 더 높고, 생각보다 조금 더 힘들고,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백운대를 비롯한 바위 곳곳이 '내다리가 한 뼘만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던져주는 것도 예전과 다름 없었습니다. (바위의 홈이나 나무 뿌리 등에 의지하여 한 발 한 발 내딛어야 하는 곳에서 꼭 아주 조금씩 다리길이가 부족하여 우아하지 못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 -.-;;) 동시에 아직 아름다운 풍경을 찾을 수 있는 다리와 심장이 건재함에 안도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

lounge 2005.11.21

재주소년, 귤 ♪

영 일하기가 싫어 피시앞을 들썩거리다 오랫만에 음악 하나 올려봅니다. "재주소년"을 "제주소년"으로 읽게 했던 노래 날이 쌀쌀해지는 요즘 귤이 참 달고 맛있더군요. 어젯밤엔 늦게 집에 들어오면서 괜히 분위기에 취해 붕어빵과 귤을 사들고 왔다가 먹고는 소화가 안되어 고생했더라는... 천원에 네 개나 하는 붕어빵, 세탁소 주인 아줌마 아저씨한테 나눠드리고 올까 잠시 고민하다 귀찮아서 그냥 지나쳤더니.. -.- 귤 많이 먹으면 감기 예방 된다지요. 그리고 감기기운이 느껴질땐 귤을 호일에 싸서 귤껍질이 검게 될 때까지 가스불에 구운 다음 손 데지 않게 잘 까서 드시면 좋답니다.

lounge 2005.11.13

NIMZY Vibro blaster speaker system

내 손안에 쏘옥 들어오는 이 깜찍하게 생긴 것은 전혀 새로운 방식의 새로운 스피커 시스템이다. 이 원통형의 블라스터를 평평한 매질(금속, 유리, 나무)위에 놓기만 하면 그 매질은 스피커로 변신한다. 소리를 받은 블라스터는 소리를 진동으로 바꾸어 접촉하고 있는 매질에 전달, 매질 전체가 훌륭한 스피커가 된다는 것이다. 재밌는 것은 매질이 되는 것의 넓이와 속성에 따라 소리의 강약과 느낌이 다르게 변화한다는 것. 신기하고 기특하고 때론 가슴 뭉클하게 감동적이기도 하다. 무료하고 무력하고 건조한 일상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블라스터가, 혹은 매질이 되어 아름답게 온몸으로 함께 울려보는 것을 꿈꿔보지 않았겠는가...

treasure 2005.11.13

자유기고가였다가 프리랜서이기도 한 온니께,,,,,

내가 좋아하는 글쓰는 사람, 조병준이란 이의 블로그에서 퍼왔수. ********************** 프리랜서 또는 백수 건달을 위하여 프리랜서는 프리랜서를 입는다? 아니! 절대로 못 입지! 프리랜서 글쟁이 초년 시절이었다. 90년대 초반이니 지금처럼 프리랜서 또는 백수 건달이 사방팔방에 널려 있지는 않았던 시절이었다. 후배가 제 마누라감이라고 내 앞에 대령시켰다. 그녀가 내게 물었다. “선배님은 뭐 하세요?” “프리랜서에요.” “프리랜서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이죠?” “.........” 한참 머리를 굴리니 딱 맞는 대답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프리랜서는 뭔가 하면 말이죠, 간간이 벌어 근근이 먹는 사람을 말해요.” “네에. 그렇군요.” 그때 내 월수가 얼마였더라?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지금이야..

lounge 2005.11.13

잠들기 전에..

일찍 자기 캠페인을 나홀로 벌이고 있는 요즘엔 가장 늦은 시간입니다. 유럽의 강호 스웨덴과의 축구 평가전,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을 밀린 것까지 다운받아 보느라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오랫만에 극장에서 본 영화 월레스와 그로밋도 어찌나 재밌던지... 그런데서 재미를 찾으려 기를 쓰는 걸보니 삶이 어지간히 무료한가보군, 하는 소리가 들리는듯도하나.. 이란 산문집을 낸 시인은 오마이 인터뷰에서 고독이나 외로움을 달래는 나름의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는군요. "저마다 아름다운 마스터베이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몸이고, 영화감상이고 독서와 여행, 그 뭐든간에 자기만의 마스터베이션을 개발하여 나날이 축복된, 살아 있는 희열감을 느끼면 된다고 본다." 아름다운 마스터베이션이라... "마스터베이션"이란 좀 민망한 단..

lounge 2005.11.13

술! 으~

술 마시는 횟수가 줄어듬에 따라 친주성 (親酒性)도 줄어드나봅니다. 지난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사람들과 가진 간밤의 술자리에서 그 달달한 오가피 동동주(이름이 맞나..)가 마침내 일을 저질렀던 모양입니다. 암실에서 현상액속의 인화지 위에 서서히 떠오르는 상처럼 하나 둘 살아나는 장면은 명확한 망신살이고 여러 사람에게 민폐가 되었던 듯하니.. 고맙고 미안하고 창피한 생각에 맘이 몸과 함께 심히 쓰리고 아픕니다. 이러다 술 때문에 사람과 인연을 끊어야하는 일이 발생하기 전에 아무래도 술과는 인연을 끊어야할 지도... 그게 힘들더라도, 당분간은 술, 이란 발음을 하지 않기로 합니다. 술, 마시자 혹은 술, 사겠다 라고 맘먹고 계신 분들은 당분간 자제해주시길. 술 한잔 하자 라는 말 대신 따끈한 국밥 한 그릇 ..

lounge 2005.11.05

눈을 감자..

눈 꼭 감아버려야할 일이 자꾸만 어른대며 맘을 괴롭혀서 슈퍼에 들러 아이스크림과 함께 이 놈을 사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이름이 참 앙징맞기도 하지요. "눈을 감자" 생감자로 만들었답니다. 맛 좋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름 위에 이렇게 씌여있군요. "눈을 감으면 자꾸 생각나" 아이스크림과 "눈을 감자"를 순식간에 먹어치웠더니 배가 너무 부르네요. 끄~윽

lounge 2005.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