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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새처럼 날다.

이곳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무언가 계절이 변해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빗소리, 햇살, 꽃피는 소리, 낙엽지는 소리, 그리고 몇일전 우박떨어지는 소리까지... 바람소리도 계절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난 여기서 처음 알았다. 창을 흔드는 그 소리는 내마음에 공명을 일으켜 내 가슴을 계절에 따르게 한다. 지금 창밖에는 바람에 낙엽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마치 철새도래지에서 철새의 무리가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처럼 말이다.한꺼번에 날아오른 잎들은 제자리를 찾아가는 새처럼 이리 저리 흩어져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그 중에는 날아오르다 미쳐 멀리가지 못하고 고꾸라지는 놈이 있는가 하면 무리속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녀석도 있고,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녀석 처럼 혹은 이카루스처럼 끝..

lounge 2002.11.11

'빨래 너는 여자'에게

휴일에 동생의 여행사진을 현상하러 사진관에 갔다가 기다려야 할 시간이 남아 근처 책방엘 들렀답니다. 어느 책을 집어들어 무심코 페이지를 넘겼는데 이런 글이 적혀 있더라구요. 그래서 허름한 종이에 서둘러 옮겨적었지요, 문세정식. ^^* 아기의 원피스와는 상관없을테지만 문득 눅눅진 마음을 널고 있거나 또는 뽀송뽀송 아주 잘 마른 마음을 거두고 있을지도 모르는 어떤 여자가 생각나서요. 또한 그 여자의 웃음이 허공을 건너 햇빛을 건너 우리의 살에 스며들기를 바라면서. 햇빛이 '바리움'처럼 쏟아지는 한낮, 한 여자가 빨래를 널고 있다. 그 여자는 위험스레 지붕을 걷고 있다. 런닝 셔츠를 탁탁 털어 허공에 쓰윽 문대기도 한다. 여기서 보니 허공과 그 여자는 무척 가까워 보인다. 그 여자의 인생이 ..

lounge 2002.11.11

And the Band Played Waltzing Matilda

0. Waltzing Matilda 한국인에게 애국가보다 더 친숙한 노래를 꼽으라면 모두가 주저하지 않고 아리랑을 꼽을 수 있듯이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에게도 그러한 노래가 있는데 "Waltzing Matila"가 바로 그 노래다. 실제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국가를 제정할 때 4곡의 후보들 중 하나이기도 했다.이 노래는 여러 영화에서 주제가로 쓰기도 했고 많은 음악가들이 즐겨 부르거나 연주할 만큼 그 멜로디가 아름답고 친숙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대표적인 이 곡이 에릭 보우글 (Eric Bogle)이라는 가수에 의해서 새로운 노래로 만들어 진 것은 1972년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는 ANZAC의 날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현충일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희생된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연합군의 전몰..

lounge 2002.11.09

이 음악을 들어보셨나요? Waltzing Matilda

'Waltzing Matilda !' 캥거루가 뛰노는 오스트레일리아에 가서 아무나 붙들고 이렇게 발음하면 누구든 이노래를 즉석에서 불러준다. 단순하지만 특징적인 멜로디에 적지 않게 흥이 들어간 이 노래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민요로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아리랑' 같은 것이다.한국사람이 '아리랑'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듯이,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이 이노래를 모른다는 것 또한 상상할 수도 없다. 사실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은 이 노래를 비공식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이다. '마틸다'는 여자 이름으로 흔히 쓰여지지만, 여기서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구어로 잡목이 우거진 숲, 측 총림(叢林)지대를 다니는 여행객이 휴대하고 다..

lounge 2002.11.09

섬으로 보낸 엽서

새벽녘에 군산에 잘 도착했다는 전화, 엄마가 받으시는 거 잠결에 들었어. 배가 묶여서 섬으로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두.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너 떠나는 걸 보지 못해서 지금 몇번 전화를 하니까 연결이 안된다. 아직도 못 떠나고 있는거야? 여기도 계속 비가 오긴 하는데. 근데 살면서 과친구들이랑 그렇게 왕창 떠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이나 있겠니, 게다가 너나 나나 맨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사람들인데 말야. 어, 마침 내가 선유도에 관한 책을 읽고 있거든? 그의 말을 빌어 나도 ㅎㅇ에게 세개만 얘기할게, 언니 말 잘 들어어~ 먼저 항구에 정박 중인 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읽어 볼 것. 배들의 이름에 선주들의 어떤 꿈이 담겨있는지, 뭐 거기 니 꿈 하나를 추가해도 좋아. 그리고 선유도의 모래사장..

lounge 2002.11.07

시끄럽게 하자!

나가 아는 kalos250은 항상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주변사람들은 항상 그를 약간의 외경심(?)을 가지고 바라보는것 같았다. 그 자그마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주는 삶의 열정과 기운들은 다른 사람들을 항상 압도(사실인지는 모르겠다 하여튼)하였다. 말을 하지 않아도... 그가 쓰는 글은 항상 주변 사람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였고, 그의 사진은 잊고 있던 삶의 모습을 재생하게 하였다. 여기 올린 사진은 지난 여름에 찍은 사진인데 나무이름은 잊었다. 추워진 지금보니 꼭 성탄절 꾸며놓은 나무같지 않나해서 올려봤다. 말도 안된다고 하면 할 수 없다...

lounge 2002.11.06

게으른 자의 다짐...

씻는 일이 너무 귀찮아지는 계절이 왔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피로를 풀기 위해서, 라고 자신을 달래면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야 하는... (뭐 한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사는 사람들한테는 이해가 어려울 수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건강한 삶을 위해서 꼭 해야할 일을 방치해놓은 일도 너무 많고, 보류해놓은 일도 너무 많습니다. 또 타인에게 배은망덕해지거나 면목 없어지게 된 일도... 그런 일들을 하나하나 집어보다가는 그냥 한숨이 나오고 맙니다. 휴... 때로는 마냥 게을러지는 일이 행복해질 때도 있지만 이젠... 건강한 삶을 위해서, 건강한 내일을 위해서 잠시 게으름을 멀리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view란을 매일 업데이트 하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매일 매일을 소중하게, 자알 살아보려는 심사이고, 현재 내게 주어..

lounge 2002.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