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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살

kalos250 2005. 4. 25. 14:34
당신

유하

오늘밤 나는 비 맞는 여치처럼 고통스럽다
라고 쓰다가,너무 엄살 같아서 지운다

하지만 고통이여,무심한 대지에서 칭얼대는 억새풀
마침내 푸른빛을 얻어내듯,내 엄살이 없었다면
넌 아마 날 알아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열매의 엄살인 꽃봉오리와
내 삶의 엄살인 당신,
난 오늘밤,우주의 거대한 엄살인 별빛을 보며
피마자는 왜 제 몸을 쥐어짜 기름이 되는지
호박잎은 왜 넓은 가슴인지를 생각한다.

입술을 달싹여 무언가 말하려다,
이내 그만두는 밑둥만 남은 팽나무 하나

얼마나 많은 엄살이 강을 건넌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