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두와 망각.

삶의 굴레란 의식하고 달려들면 달려들수록 더욱더 깊숙이 빠져들어가게 되어 있다. 내딛는 그 한 발자국을 빠져나올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가는 오히려 운명 자체를 의식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장금을 통해서 즐겁게 보고 있는 것은 수라간 최고상궁이 되겠다는 그녀의 목표를 응시하는 것이 아니다. 좀더 나은 맛을 향해서 매진하고자 음식을 다듬고 정성스레 칼질을 하고 양념을 섞어넣는 그녀의 노동 속에서 우리는 인생 목적의 무게를 잊는다. 자기망각의 노동이 있어야만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역설적으로 그 시간만이 운명 자체를 궁극적으로 벗어나게 해주는 유일한 지점임을 명시해준다
- 소하(素霞)/고전연구가, 씨네 21 중에서

* 오늘도 대장금을 볼 수 있는 날이라는 것이 나를 즐겁게 한다.
그래서 늘어져 있던 이런 저런 일들을 처리하는 손길이 조금 분주하다.
이영애가 원래 예쁘긴 하지만, 또 그 목표를 달성해가는 과정은 장하고도 통쾌하지만,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든 순간순간 자기를 잊고 일 자체에 몰두하는 장금이의 모습은 너무나 예뻐서 실핏실핏 웃음이 머금어지는 걸 어찌할 수가 없다.
어제도 당장 어딘가로 쫒겨날지 모르는 상황에도 아랑곳 없이, 그 모든  얄굳은 인연과 운명들을 다아 망각하고서 , 중전의 병을 진단하는 일에 몰두해 있는 장금이의 표정을 보여주며 드라마가 끝이 났다. 오늘은 그 결과로 또 성큼 성장해 있는 장금이를 보게 될 것이다. 흐흐

자기 몰두와 망각.  
"인생목적의 무게" 를 잊고 오히려 목표에 다가가는 일을 위해,  이  두 단어를 한 해의 화두로 삼아겠다는 생각을 하는 오늘은 설날 이브.
우리가 장금이를 보며 즐거워 하듯, 우리 모두 서로의 삶을 즐거운 마음으로 응시할 수 있는 행복한 새해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