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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빌의 눈물...

kalos250 2003. 11. 11. 19:25
얼마전에 법무부에서 발표한 고용허가제라는 것에 의해서 5년 이상된 외국인 노동자는 11월 15이후엔 무조건 강제추방된다. 또한 고용주는 2000만원 벌금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시화공단에 있는 작은 중소기업이다.
이곳에는 5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상근으로 일을 하고 있고 매일 10명에서 15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우리회사에는 5년된 방글라데시에서 온 꼬빌이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산업연수생으로 대한민국에 들어와 3동생의 대학학비를 벌고 그중에 하나는 유학을 시킬정도이다.

그는 회사에서 프레스로 안테나 접시를 찍는 일을 했다. 일 ? 너무 열심히 착실하게 모든 일을 잘 하는 정말 훌륭한 직원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안다.

처음 들어왔을때 산업연수생은 50만원이었고 불법노동자는 120만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2년동안 산업연수생으로 있다가 귀국하지 않고 불법노동자로 살아왔다. 물론 우리회사에선 정식직원 대우를 해주었다.

그가 오늘 회사 숙소에서 짐을 꺼내 어디론가 이사를 간다.
그는 나에게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서 여러말들을 했다.
자기는 돌아갈 수 없다고.. 그럼 동생들이 학업을 계속할 수 없구 집에계신 부모님의 생계가 어려워진다고..
자기도 지금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그렇지만 회사에서 남아 밤에라도 숨어서 일하겠다고..

그러나 어쩔수 없었다. 그를 설득하는 수밖에는.. 밤에 혼자서 일하게 할 수는 없는 문제고 더군다나 6개 관련기관에서 합동으로 조사하는 것을 어떻게 피할 것이며,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얼마나 살 수 있을까? (고발의 눈도 무섭다.)

그는 지금 왔다 갔다. 공장에서 짐을 뺀다고 나에게 왔다.. 웃으면서..
그리고 인사하며 나가면서 계단에서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곤 그냥 흐느낌이 아니고 소리내며 울었다.
당황한 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우리나라 사람은 시화공단에 평균 50%도 안될거다. 그것도 평균연령 45
세 이상...
나역시도 이곳에서 일하기 전에는 제조업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지금도 몸에밴 습성은 버리기 힘들다.
하지만 세상이 너무나도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새로운 인력채용을 하려해도 사람이 없다...그러나 청년실업자는 200만이다 300만이다 라고 말한다. 뉴스로만 듣던 현실을 체감하면서 이런곳에서 일하지 않으려는 100명의 대한민국 국민보다 1명의 꼬빌이 더 훌륭해 보인다.

그의 눈물에 난

부끄러웠다.

대한민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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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