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인생이야기', '노래이야기' 中에서...
누구나 어떤 나이가되면 그 나이에 어떤 상황이고 싶고 그 나이가 되면
난 뭘 하고 싶고 뭐 그런 바램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다들 마찬가지겠지요. 있기는 있는데 뭐 어떻게 하면 될지도 잘은 모르지만
여하튼 되고 싶은 뭐 그런거 있습니다.
공연 시작하고 초반이었는데 같이 저녁 먹다가 물어봤어요.
'환갑때 뭐하고 싶니?' 뭐 이렇게 물어보았더니 무슨 한적한 곳에 오두막을
짓고 한가롭게 살겠다는 친구도 있었고 회춘쇼를 하겠다는 친구도 있었고...
뭐하고 싶으세요? 환갑때...
어... 저는 환갑때 연애하고 싶습니다.
로맨스. 그냥 글자만 들어도 설레이지요.
로맨스. 코웃음 치지 마십시오.
뭐 그때까지 그렇게 정열이 남아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뭐 바란다고 그렇게 되는게 아니지요 로맨스는.
번개처럼 그렇게 번쩍 해가지고 정신 못차려야 되는거죠.
쉽지 않은거 같아요. 바램입니다. 환갑때 로맨스.
가까운 시일이지요. 7년뒤...
7년뒤에 마흔살 되면 하고 싶은게 하나 있어요.
마흔살 되면 오토바이 하나 사고 싶어요. 할리 데이빗슨~ 멋있는걸~
돈도 모아놨어요.
얘길 했더니 주변에서 상당히 걱정을 하시데요~
'다리가 닿겠니 ?'
'무슨소리하는거야~' 그래놓고 있는데 은근히 걱정이 되데요.
그래 충무로 매장에 나가봤어요. 구경을 이렇게 하는데 멋있데요~
'저기 아저씨~ 한번 앉아봐도 될까요?' '살꺼유?'
'조만간에요. 저한텐 참 중요한 일이거든요. 한번 앉게 해주세요.'
그러니까 앉아보래요. 앉아봤더니...
다린 닿아요. 팔도 닿고요. 문제는 몸무게더군요. 어느정도 몸무게가
나가야 오토바이 무게를 이겨낼 수 있데요. 안전하게.
마흔쯤 되면 찌지 않을까... 배만 나오더라도...
그거 타고 세계일주 하고 싶어요. 괜찮겠지요 ?
타고 가다가 괜찮은 유럽의 아가씨 있으면 뒤에 태우고~ 머리 빡빡 깍고~
금물 막 이렇게 들여가지고~
가죽바지 입고.... 아유~ 채인 막 감고...
나이 40에 그러면 참 재밌을거 같아요.
어.. 저 아는분 한분이 오토바이타고 나서서 2년 반만에 돌아오시더군요.
참 멋져보였었어요. 그게 뭐 전혀 딴나라 사람 얘기처럼 듣고 말아버렸었는데
어느 순간엔가 그 생각이 도드라지더니 마흔살엔 해봐야지 이렇게 됐습니다.
여행 좋지요. 뭐 환갑때 죽을지 80되서 죽을지 벽에 뭐 칠하면서까지
살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뭐 2년 반정도는 그리 길지않은 세월인거 같아요.
놀 수 있을거 같아요. 마음놓고.
여행이나 또 뭐 살아가는 거나 그리 다르지 않은것 같아요.
조금 힘들고 그러더라도 뭔가 좀 새로운게 있겠거니 기대하면서
견뎌냅니다. 그리고 갑자기 불숙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서 불안해 하기도
합니다만은 그래도 기대감 때문에 결국은 또 행복해 하기도 합니다.
뭐 그런 불안한 기대에 관한 노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보내드릴께요.
* 바로 그 할리 데이빗슨을 코엑스 디자인전시장에서 보는 순간, 우리의 광석이형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타보았더니.. 제 발도 닿더군요. 팔도 닿구요. 몸무게도 뭐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아님 무거운 카메라 가방 매달고 달리면 되겠지요.
오늘 전시를 보러가면서 동행했던 친구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혼자 떠나는 여행은 자기자신을 위한 선물이라고.
이렇듯 괜찮은 선물을 생각해놓고... 그는 왜 선물도 못 챙긴 채 그리 서둘러 먼 길을 떠나버린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