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에 가다.

"결정적 증거가 전쟁을 촉구할 수 있지만, 결정적 증거 결핍도 후세인이 사찰단에 (대량살상) 무기를 숨기고 있다는 의미에서 더 큰 전쟁의 이유가 될 수 있다."   - 럼스펠드 국방장관
신문을 보다가 박장대소했다.  이미 낯익은, 그러나 여전히 참 재미있는 논리다.

촬영차, 용인에 있는 삼성교통박물관과 호암미술관에 갔었다.
삼성박물관도 참 대단하게 짓긴 했지만 호암미술관은 참 엄청났다.
양이나 질에 있어서도 입이 떡 벌어지는 그 엄청난 소장품.
혹시나 싶어 안내원에게 "소장품"이냐고 물었더니, "개인소장품"이라고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떡 벌어진 입으로, '그 개인의 삶이란 게 역사상의 엄청난 정복자의 그것 같으네',  했더니, 함께 했던 동행인이, 저런 고급한 예술품들은 언제나 지배계급의 소유였음을 일깨워준다.    
넓다란 궁전같은 미술관 뜰에서는 화려한 날개를 자랑하는 공작이 한가롭게 거닐고...  겨울호수도 운치가 있다.
어쨌거나 입장료 3,000원에 눈을 풍요롭게 할 수 있으니(전시상태도 확실히 좋다. 허접한 개인미술관이나 박문관이랑은 차원이 다르다.)
시간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들러보시라.
그 많은 미술품들중, 오늘 눈에 띈 것은 고려청자의 빛깔과 장승업의 그림. 장승업, 김홍도, 신윤복의 그림들은 그 화가의 이름이 주는 이미지와 얼마나 닮아있는지. 그림은 역시 화가의 삶의 직접적인 투영이다.
작자미상의 민화들도 참 예쁘다. 자세히 보면 표정 하나하나가 절묘한데, 새들을 간략한 선으로 묘사한  그림에서 오늘날의 도널드 덕과 똑같이 생긴 새의 표정을 발견하고 즐거워하기도...
사진은 내일 올려야겠군. 졸립다....
오랜 시간 게으름 피우고 살았더니,
갑자기 밀린 일이 너무 많아졌다.
그런데 진짜 졸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