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권- 목숨
마음의 어디를 동여맨 채 살아가는 이를
사랑한 것이 무섭다고 너는 말했다.
두 팔을 아래로 내린 채 눈을 감고
오늘 죽은 이는 내일 더 죽어 있고
모레엔 더욱 죽어 있을 거라고 너는 말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 틈에서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
이 세상 여자면 누구나 바라는 아주 평범한 일
아무 것도 원하지는 않으나 다만
보호받으며 살아가는
그런 눈부신 일이 차례가 올 리 없다고 너는 말했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오늘 오늘 오늘의 연속
이제까지 이렇게 어렵게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어렵게 살아가야 된다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길이 쉬운 거라고 너는 말했다.
버림받고 병들고 잊혀지는 일이 무섭다고 너는 말했다.
잊혀져 가는 것이라고 했다..
꽃과 나무와 길들로부터
세상 모든 일들로부터 잊혀져 가는 것이라고 너는 말했다.
잊혀진 일은 내일이면 더 잊혀져가고
그것은 세상일과 가장 많이 닿아있는 일이라고 너는 말했다.
* 동여매야할 큰 상처를 맞딱뜨린 사람들의 얘기가 간간이 들립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섣불리 위로의 말 건네지 못합니다.
그런 이를 사랑한 여자의 아픔은 더욱 막막합니다.
나의 일상이 너무 평온해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나이 들면서 배부르고 등 따수운 사람들의 칭얼거림을 관대히 토닥여주지 못하게 되는 것도
사실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내 삶도 사치스런 것이 되므로 부끄러워집니다.
그래도... 마음껏 사랑하고 보호받는 그런 평범하고 눈부신 일은 어쨌거나 내게도 차례가 오지 않았으므로, "버림받고 병들고 잊혀지는 일"은 내게도 무서운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생에, 그렇게 잊혀지는 일, 세상일과 가장 많이 닿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그래서 꽃과 나무와 길들과 세상 모든 일이 그 또는 그녀를 잊더라도
우리는 서로 서로 끈질기게 기억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꽃과 나무와 세상으로 나있는 길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얼마 전 티비에서 "생존"이란 3부작 다큐멘타리를 보았는데,
재난 후 육체적인 거보다 더 큰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그 재난을 사람들이 기억하고 공유해주는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고통을, 재난을, 기억해 주기. 섣부른 위로의 말 건네지 못하더라도..
가장 좋은 건 그런 상처를 맞딱뜨리지 않는 것이겠지만요.
* 오늘 기온은 풋고추가 익어가기 좋은 온도, 라고 라디오 디제이가 말하고 있네요.
풋고추가 이런 온도에서 익어서, 섣불리 먹었다간 입안에 불이 나는 건가...
♪ Domien Rice, Cannonball
마음의 어디를 동여맨 채 살아가는 이를
사랑한 것이 무섭다고 너는 말했다.
두 팔을 아래로 내린 채 눈을 감고
오늘 죽은 이는 내일 더 죽어 있고
모레엔 더욱 죽어 있을 거라고 너는 말했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 틈에서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
이 세상 여자면 누구나 바라는 아주 평범한 일
아무 것도 원하지는 않으나 다만
보호받으며 살아가는
그런 눈부신 일이 차례가 올 리 없다고 너는 말했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오늘 오늘 오늘의 연속
이제까지 이렇게 어렵게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어렵게 살아가야 된다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길이 쉬운 거라고 너는 말했다.
버림받고 병들고 잊혀지는 일이 무섭다고 너는 말했다.
잊혀져 가는 것이라고 했다..
꽃과 나무와 길들로부터
세상 모든 일들로부터 잊혀져 가는 것이라고 너는 말했다.
잊혀진 일은 내일이면 더 잊혀져가고
그것은 세상일과 가장 많이 닿아있는 일이라고 너는 말했다.
* 동여매야할 큰 상처를 맞딱뜨린 사람들의 얘기가 간간이 들립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섣불리 위로의 말 건네지 못합니다.
그런 이를 사랑한 여자의 아픔은 더욱 막막합니다.
나의 일상이 너무 평온해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나이 들면서 배부르고 등 따수운 사람들의 칭얼거림을 관대히 토닥여주지 못하게 되는 것도
사실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내 삶도 사치스런 것이 되므로 부끄러워집니다.
그래도... 마음껏 사랑하고 보호받는 그런 평범하고 눈부신 일은 어쨌거나 내게도 차례가 오지 않았으므로, "버림받고 병들고 잊혀지는 일"은 내게도 무서운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생에, 그렇게 잊혀지는 일, 세상일과 가장 많이 닿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그래서 꽃과 나무와 길들과 세상 모든 일이 그 또는 그녀를 잊더라도
우리는 서로 서로 끈질기게 기억하며 살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꽃과 나무와 세상으로 나있는 길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얼마 전 티비에서 "생존"이란 3부작 다큐멘타리를 보았는데,
재난 후 육체적인 거보다 더 큰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그 재난을 사람들이 기억하고 공유해주는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고통을, 재난을, 기억해 주기. 섣부른 위로의 말 건네지 못하더라도..
가장 좋은 건 그런 상처를 맞딱뜨리지 않는 것이겠지만요.
* 오늘 기온은 풋고추가 익어가기 좋은 온도, 라고 라디오 디제이가 말하고 있네요.
풋고추가 이런 온도에서 익어서, 섣불리 먹었다간 입안에 불이 나는 건가...
♪ Domien Rice, Cannonb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