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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동행

kalos250 2003. 8. 12. 11:45
어느 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등산을 갔는데

산에 오르기가 힘든 할머니가 할아버지더러 업어달라 애교를 부렸단다.

그래서 할아버지 용기를 내어 업었더니 아이구 무거워.

할머니 미안한 생각에" 나, 무겁지요?" 했단다.

기다렸다는듯 할아버지 왈,"그럼 무겁지 안 무거워?"

"머리에 돌 들었지, 간뎅이는 부었지, 얼굴에 철판깔았지, 안 무겁냐?"

할머니 섭한 마음에 등에서 내렸왔단다.

한참 내려오다보니 할아버지가 다리가 후들거려 할머니에게 업어달라고 하였단다.

할머니 흔쾌히 업어주었단다. 할아버지도 왠지 미안함과 했던 말에 찔끔해서 "나, 가볍지?"했단다.

할머니 기다렸다는듯이"그래, 머리는 텅 비었지, 허파에 바람들었지, 싸가지없지,지갑은 비었지, 안 가볍냐?"


* 말은 이렇게 편하게 막 해도... 힘들고 다리 후들거릴 때 서로 업어주며 산길오르는 모습은 참 쟌~ 하겠지요?

오늘은  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가는 날, 어젠 언니가 전화를 해서 같이 가준다고 하더라구요. 모 힘들게 오냐고 했더니, 그럼 남동생한테 태워다 달래라, 병원 같은 데엔 혼자 가는 것보담 누가 같이 가는 게 낫지 않냐, 그런 부탁하는 걸 뭘 미안해하고 부담스러워 하냐 ....
혼자 다니던 사람은 누구한테 부탁하는 거 부담되고 혼자 가는 게 맘편하고 좋다, 했더니 언닌 이해를 잘 못하는 듯.
그래도, 천성적으로도 혼자 잘 놀고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뭐든 부탁하고 요구해도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편안한 관계가 조금 부럽기는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