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s

[춤추는 별] 2001. 03. 04

kalos250 2002. 10. 22. 01:52
오늘, 로테르담의 아트-테크놀로지 센터, ‘언스테이블 미디어 연구소’를 표방 하는 V2의 웹사이트를 구경하다, 1987년에 이들이 발표했다는 선언서를 읽다.
“우리가 사용하는 미디어는 전파나 주파수를 기반으로 한다. 음향, 빛, 비디오, 컴퓨터 따위가 그것인데, 이들은 불안정성(instability)을 그 속성으로 한다… 양자역학은 사물을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로서 전자의 존재를 밝혀낸 바 있다. 그런데, 전자는 안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역동적인 운동을 특징으로 한다. 전자가 가진 이러한 불안정한 운동이 비정태적 미디어의 기반이다…. 우리는 불안정적인 혼동상태를 사랑한다. 그것은 진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카오스를… 셀 수 없이 많은 상이한 질서들로 구성한 커다란 질서라고 생각한다. 이 속에서 안정적인 상태란 예외에 지나지 않는다… 비정태적 미디어는 우리가 살고 있는 다형적(pluri-form) 세계를 반영한다….. 예술이란, 반드시 파괴적인 동시에 건설적이어야 한다.”

니체는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이렇게 말했다지.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인간은 아직 자신들 내부에 혼돈을 지니고 있어야만 한다."고....
일전에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봤던 <논장>이라는 자그많고 예쁜 책자에서 누군가가 적어놓은 니체의 말을 읽고서 잠시 가던 길 돌아보며 참 많이도 흔들리며 살았던 듯 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
때로는 내 온 맘과 영혼을 뒤흔드는 강력한 진앙으로 부터 비롯된 흔들림도 있었고 "작은 새 앉았다 일어난 나뭇가지"처럼, 내 안의 내밀한 어딘가를 아스라이 지나가는 흔들림도….
아직 별을 탄생시키는 일이 요원한 불완전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많이 많이 흔들리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더군다나 아직 신출내기지만 IT 업계에 디자이너로 종사하고 있는 만큼, 진보를 의미한다는 불안정적인 혼돈 상태를 사랑하면서….

얼마전, MSN 메신저의 대화명을 “흔들리자” 라고 했다가 바로 kalos250으로 바꿔버렸었다. 왜냐하면 우리회사에서 가장 목소리 크고 힘도 센 사람의 대화명이 “흔들리지 말자”였으므로.^^;

그네가 타고 싶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시야 가득 내게로 들어오는 하늘을 흔들리며 보고 싶다

* 애초에 생각했었던 내 홈피의 컨셉. 흔들리자, 많이 흔들리며 살자.
그런데, 너무 흔들리며 살았나부다. 멀미약도 없이, 맘속에는 짙은 혼돈 가득하고...
이제는 가끔은 잔디밭에 누워 지나가는 구름을 보면서 그렇게 평화롭고 싶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