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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영화 두 편.

kalos250 2004. 11. 27. 13:15
아는 이들의 적극적 추천으로 , 극장에 가는 수고를 않는 대신 자그만 모니터로 본 (정말 경제적인 방법이다. 시간과 비용에 있어서) 영화 두 편은, "얼굴없는 여자"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전편은 에로틱한 심리 드라마인 것 같다가 마지막에 공포영화로 돌변. 무방비 상태에서 봤다가 무서워 잠이 들지 못하고 밤을 꼬박 새우게 한 영화였다.(이 영화를 추천하면서 무서운 영화라는 사실을 사전고지하지 않은 모군은 반성하라. 하긴 그 제목을 듣고도 예상치 못한 건 나의 불찰이었지만)
버림 받을 것을 두려워하는, "경계선 장애"를 앓고 있는 여인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는 경계밖을 기웃거리며 경계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섬뜩한 환타지 정도?
어쨌거나 결말 부분은 너무 무서운 호러여서, 한동안 잠자러 불을 끄면서 영화 본 사실을 잊으려 노력해야했으니 그것이 좀 원망스런 영화였다.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남성들에 대한 가장 사실적인 생태학적 보고서"라는 두 번째 영화는, 보고 난 후의 씁쓸함이 입안의 모래알처럼 서걱거리는...  남자들이 정말 저런 인종이야? 라고 되묻게 되는 영화다. (음. 이부분에 대해서 솔직히 남성인 사람들의 강한 부정이 듣고프다. -.-;)
글쎄. 여자는 그들의 미래가 되고 싶어할까. 아니면 여성들도 어떤 자기비판-고해를 통해 우리에게도 미래는 없다고 주장해야할까.

가끔씩 지인들이 강력추천하는 영화를 보면, 그 순간의 그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인식과 너무나
맞닥뜨려져 있음을 발견한다.
"모든 풍경이 내면의 풍경" 인 것은 영화 속 풍경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이래저래 사람이든지 사랑이라고 하는 고전적인 주제에 대한 적나라한, 그래서 때로는 오히려 생경한 체험들을 (현실 속에서나 현식 밖에서나 ) 주입당하는 요즈음은,
가끔씩은 우리들이 젊은 날 품고 있던 낭만적인 거리가 아쉽기도 하다.

아래 뜨거운종이 님이 올려놓은 음악을 다시 듣다가 올려진 시가 새롭게 눈에 들어왔다.  
(이건 재활용하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음악이 다시 듣고 싶어질 있으므로  )
다시 옮겨보면,
  

발동기


-이대흠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가슴 속에 들어가
발동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대 안의 발동기가 되어
나를 살게 하고

발동기 하나가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

다른 세상을 만든다


* "오래된 미래" 라는 책제목이 문득 떠오르면서..  미래는, 희망은 이런 지점에서 찾고 싶은 바램이 있다. 휴. 다음엔 무서운 영화 말고, 씁쓸한 현실을 직시해야하는 그런 영화 말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를 찾아봐야지..

* 좋은 영화 추천합시다. 무서운 영화는 빼고... 엄살이 아니라, 혼자 사는 이들에겐 무서운 영화는 정말 금기사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