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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kalos250 2005. 4. 10. 00:59
위로를 건네는 일이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이상하게도 위로를 건네는 방식이, 내게 없고 그에게 있는 것을 그에게 일깨워줌으로써 상대적인 안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되고 마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위로를 건네고 전화를 끊거나 만나고 돌아와 혼자가 되면, 조금 쓸쓸해지기도 한다.
어떤 땐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당신이 누려왔고, 누리고 있는 것들의 결핍 때문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눈물 흘렸는지 아느냐고.
그러나 하지 못한다.
마음 여린 그를 위해서이기도 하나,
그리 한다면 나 또한 누구에게든 어떤 위로도 기대하지 못하게 될 것 같아서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서로 서로 위로하며 살아야하는 삶을 살고 있으니..

지금은 세상에 없는 정은임 아나운서의 마지막방송을 듣는다.
울먹울먹하는, 감정에 솔직한 그녀의 촉촉한 목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이전에 잠깐 하다 말았던 인터넷 방송을 다시 해보라는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
목소리가 듣기 좋다는 칭찬에 혹해서, 아무래도 조만간 시작을 하게 될 거 같다.
문득 궁금해진다. 내 목소리는 타인의 귀에 어떤 느낌의 청각신호로 가 닿게 되는지..

봄비가 하루종일 내린 날.
나는 종일 일을 해야는데 비가 와서 잘됐다고 했고,
저 멀리 남쪽에 사는 친구는 놀러나가지도 못하는데 만개한 벚꽃이 비에 다 져버림 좋겠다고 했다. 이런 감성으로 우찌 방송을 할지...
이런 날은 장사익의 노래를 들어야하는데...
반성하는 마음으로 장사익의 노래나 올려놓고 자야겠다. 파일이 어딨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