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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되기.

kalos250 2005. 6. 17. 02:45
"자신의 진짜 바람과 겉으로 들어난 행동의 불일치 사이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버텨가는 방식에서 어른스러움을 떠올린다. 이런 사람이 투명하거나 솔직할 리는 없다. 이런 성향의 한 가지 극단적인 형태는 '어쩔 수 없음'을 수락하는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각한 대로 말하고 말한 대로 행하는 삶이 보여주는 빛나는 투명함도 아름답지만, 어쩔 수 없음의 세계를 용인하고 그 간격을 견디는 공력과 고투에도 탄복할 수 있다. 솔직히 나로서는 후자를 더 존중한다."  
류준필, <문명은 선을 향한 과정일 뿐> 중에서

어른되기를 거부했던 피터팬은, 어쩔 수 없는 세계를 거부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남았다.
어느새 인터넷공간을 떠들썩 하게 했다는 전인권도 (모르긴 해도) 솔직함, 자유로움, 투명함, 유쾌함. 그런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사실이야 어떻든 정말 놀라운 열정의 싸나이가 아닌가!)
그런데, "어쩔 수 없음의 세계를 용인하고 그 간격을 견디는 공력과 고투에도 탄복"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마음이 놓이는 기분이 되는 건 왜인지.  
나도 어른이 되어가거나,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버린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