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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보는 날, 도시의 바람

kalos250 2005. 11. 23. 17:03


수능이 끝났을려나.
많은 아이들이 또 말간 얼굴에 홀가분해진 표정을 하고 거리로 뛰어나올 것이고 영화는 당분간 예매해야 볼 수 있겠군요.
한 후배의 블로그에 가보았더니, 수능시험을 보는 악몽을 꿨더라는 이야기가 있어 빙긋 웃음이 나왔습니다.
나도 아주 가끔 뭔가 시험을 보는 꿈을 꾸는 일이 있는데, 결말은 대체로 우울하게 끝납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인생을 왜 이렇게 막 살고 있는 거지, 라는 깊은 회한에 가슴을 치면서 말이지요.
암것도 모르면서 세상이, 세상살이가 매력 없다며 저혼자 냉소적이었던 오만했던 학창시절이, 이 미련많은 나태한 삶의 시작이었다고 여기고 돌아갈래..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소심한 나의 무의식이. ㅎㅎ
뭐 그 나태함의 댓가는 나름대로 치루고 있기도 합니다만...

어쨌거나 오늘 수능시험을 치른 아이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겠지만,
그 파릇파릇한 날개들을 꺽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엔 지나가는 아이들이 이뻐 보여 나도 모르게 슬핏 미소가 나오는 일이 잦는 것이, 이젠 나이 먹는 일에도 이력이 붙어가는 듯 하니,
이 해를 지나는 일이 이전보다는 더 수월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Wind City의 Livin In Da WindyCity 입니다.
바람과 나, 바람과 구름, 뭐 이런 노래들과 확실히 다른, 어수선한 난타, 단타의 바람 같은 느낌이 나는 것이 확실히 도시의 바람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