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기전

햇볕이 제법 나는 것 같아 세탁기에다 빨래를 돌려놓았는데,
막상 빨래를 널려하니 하늘이 온통 회색빛 입니다.
비오기 직전의 이 긴장이 가득한 하늘을 참 좋아했던 시절이 떠올라
마음이 조금 유치해집니다.

살면서 스스로에게 여러번 내뱉게 되는 말중에, '괜찮아' 와 '나한텐 욕심인가봐' 라는 것이 있는데, 이들은  참 유용합니다.
두 마디 말이 세상으로부터, 타인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상처를 사후에 치유하거나(전자의 경우), 사전에 완화시키는(후자의 경우) 역할을 제법 하거든요.
요즈음엔 나에게 두 번째 주문을 자꾸 외우게 되는 대상이 있어 고민입니다.
자꾸만 반복된다는 건, 욕심인 것인지 아닌지, 포기할 것인지 아닌지가 명확해지질 않는다는 것인데...
이대로 가다가는 사후에 괜찮아, 라는 주문으로도, 어찌하여도 감당이 안되는 그런 일이 생길까 두렵기도 합니다.
  
지금 포기해버려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