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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kalos250 2003. 4. 10. 01:02


어머니 무덤을 천묘하였다 살 들어낸 어머니의 뼈를 처음 보았다 송구스러워 무덤 곁에 심었던 배롱나무 한 그루 지금 꽃들이 한창이다 붉은 떼울음, 꽃을 빼고 나면 배롱나무는 골격만 남는다 촉루라고 금방 쓸 수도 있고 말할 수도 있다 너무 단단하게 말랐다 흰뼈들 힘에 부쳐 톡톡 불거졌다 꽃으로 저승을 한껏 내보인다 한창 울고 있다 어머니, 몇 만리를 그렇게 맨발로 걸어 오셨다 (배롱나무 꽃 * 정진규)

* 경주에 있는 어마어마한 묘들 앞에서 배롱나무를 보자, 반달이가 적어주었던 글이 생각났습니다.
배롱나무의 흰 뼈, 그 단단한 어머니의 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