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지독한 매혹으로
나를 혹사시켰던 세상,
매혹된 자로서의 나는 거의 소진되었다. 뚜렷한 깨달음이 겨울처럼 냉정하게 내 앞에 버티고 있다. 환멸의 방식으로 거칠게 응답했던 세월들이 이제 뒤에 남는다.
무섭고 외롭다.
김소연 시집 "극에 달하다" 서문 중에서
뭔가를 찾다 집어들게 된 시집. 쏟은 커피자욱이 선명한 책장을 넘겨보다 서문에 눈이 멎었습니다.
휴~ 겨울은 너무나 춥고.. "겨울처럼 냉정하게 내 앞에 버티고 있는" 깨달음도 나를 고드름마냥 얼려 똑똑 부러뜨릴 듯 춥고,..
이리 무섭고 외로운 것은,
친구 말대로 단지 또 한해를 넘기는 일이 쉽지 않음인지..
* 예보대로 감기는 많이 나았는데, 그래도 찬바람이 시린 건 마찬가지이군요. 대체 날씨가 왜 이리 춥대요. 지하철앞에서 손두부 만들어파는 아줌마, 야쿠르트 아줌마, 과일파는 아저씨들이 참 위대해 보이면서 눈만 내놓고 꽁꽁 싸매고 종종걸음으로 지나치는 게 좀 미안하더만요.
냉정한 겨울 같으니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