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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

kalos250 2005. 12. 26. 16:22
휴대폰에 황모군의 번호가 떴다. 받아보니 그의 짝꿍인 지현양이다. 황군이 아래 사진을 보고 쵸컬릿을 만들어내라고 난리란다. 그래서 간단한 방법과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사이트를 알려주었다. 나름대로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선별해놓은 사이트니 어려움없이 따라할 수 있을 것이다.
충동적으로 쵸컬릿 만들기를 하기로 결심한 후에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웹서핑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는 일. 온갖 역기등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내가 잘해야하는 걸 잘 못하고 하기 싫어하는 것중에 하나는 북마킹이다. 원래 정리 같은 거 잘 못하지만 이상스레 이게 참 귀찮다. 기어이 목록이 쭉 늘어나서 스크롤이 필요하게 되자 이 스크롤조차 귀찮아서 정리를 시작했는데, 이미 없는 웹사이트가 이리 많다는 거에 놀랐다. 웹사이트를 보기 좋게 만들어내는 걸 밥벌이 수단으로 하는 내게는 참으로 허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2월이,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인생은 한 권의 책이라고도 했다. 한 해를 살면서 내가 북마크 했던 순간들, 사람들, 풍경들, 그외 온갖 것들을 하나씩 열어보고 확인해보는 일이 필요할 지 모르겠다. 기억력도 예전같지 같아 지워진 것들도 많고 원래 정리하고 분류하는 일에 서툰지라(그래서 프랭클린 다이어리 같은 건 절대 못 쓸 것이다.) 뭐 잘 되진 않겠지만, 잠시 멈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내게도 필요할 것이다.

며칠 전 시집을 읽다가 헉! 하며 북마킹 해놓은 시 한 편


서른 아홉          
                           최영미


갈아탈 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서둘러라

서두르지 마라

아이의 새까만 눈동자로 빨려드는 경이만으로도

너의 生, 헛되지 않았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