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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우는 걸까?

kalos250 2002. 10. 18. 10:57
<난 이런 시간, 해가 지려고 하는 시간에는 왠지 무서워져. 세상이 저만큼 물러나 버리는 것 같아서.
그래서 허공으로 모스 부호를 날려봐. 이 세상 어느 귀퉁이에 나처럼 해 지는걸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위안이 되겠지, 생각하면서>

김형경 *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中

- 난 그런 시간, 해가 지려고 하는 시간에 사람들이 하나 둘 사무실 문을 나서구 왁자지껄 어디론가 휑~ 사라져 버릴 때 나는 창가에서 그냥 바라봐야만 할 때 - 저 사람들은 오늘 하루도 보람있게 보냈겠구나 - 그럴 때 조금 아니 사실은 많이 쓸쓸해져요.
뭐 그렇다고 허공으로 모스 부호를 마구마구 날려대는 건 아니라우.
아, 맞어.
여기서 조금 벗어나면 충북선이 다니는 역이 하나 있거든요.
지지난 해 2월쯤인가 거길 지나는데 길 가장자리에 키가 큰 나목들은 즐비하지, 해는 막 하늘에 여운을 남기며 서산으로 지고 있지, 그걸 소실점이라고 하나? 길이 점점점 좁아지면서 마침내 거기 역이 하나 찍힌 거.
그냥 내 혼자만 기억하고 있는 것들인데 정말 그 붉은빛이 선연한 노을속으로 나도 함께 지고 있는 것 같더라니까요,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어...
잊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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