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welbox

석윤이

kalos250 2002. 10. 24. 10:08


이제 한 돌하고 3달쯤이 된 나의 두번째 조카 석윤이는 요즘 한창 걷고 뛰기 시작하여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석윤이의 고 자그만 입에서 젤 먼저 들은 단어는 꽃, 이었는데 울 언니는 얘가 자라서 시인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확신에 차서 말하곤 했다.
정신없이 이리저리 뒤뚱뒤뚱 걸어다니는 석윤이를 봐야하는 이모의 의무에 의해 그 아이를 뒤쫒아다니다 보면, 아직 5개 안팎의 단어를 구사하는 석윤이가 뭔가를 고 자그만 손가락으로 확실하게 가리키고 있는 걸 자주 보게 된다.
그 분명한 손짓을 따라 시선을 옮겨보면, 거기에는 꽃이 있고 물고기가 있고 햇빛이 있고, 그것들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사랑하지 아니할 수 없는 조카의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