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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흔적을 남길까

kalos250 2002. 10. 24. 10:38
지난 주말은 직장에서 극기훈련을 했답니다.
극기훈련이래봤자 대개는 근교의 산을 오르거나 오는 길 식사정도 하는 것이지만요.
특별히 사진찍는 요령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진기 역시 형부네 직장서 명절 선물로 택일을 하게 되었는데 처가에 하나 줘야 겠다고 마음먹은 형부, 저렴한 자동 카메라를 하나 골랐는데 그게 바로 제가 가지고 다니는 그 사진기랍니다.
암튼 그날은 가벼운 마음으로 올랐고 여느해와는 달리 여직원 출석률 100%였어요.
그냥 내려올 수가 없어 이거 우리끼리 정말 오랜만인데 한번 찍고 내려가야겠다, 싶어서 부탁을 했죠.
근데 한 남자직원이 내려가면서 혼잣말로 그래요.
사람들은 왜 흔적을 남기지?
이곳에서 일을 하시는 분 중에 서른후반의 여자분이 계신데 함께 산에 올랐거든요.
어제 사진을 현상해서 드렸더니
"반달씨 고마워, 나 이다음에 이 사진보면 거기 사람들 다 생각날 것 같아.언제 내려와 내가 맛있는 음료수 뽑아줄께"
그 목소리가 참 쓸쓸하게도 들렸는데.
근데 언니는 알겠지요?
사람들은 왜 그렇게 흔적을 남기는지.
먼훗날에 시간이 흘러서 사람들이 나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들이 함께 했던 그 시간 그 장소는 기억하지 않을까...
만일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것,이 정말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