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welbox

문득...

kalos250 2002. 11. 4. 01:53


"발에 발붙여 너무나 중요한 하루를 살되 하늘을 바라는 여유가 있으시기를...."
스물 세살쯤이었을까, 내가 교회를 떠나던 때, 성가대 지휘를 하던 풋풋한 열아홉의 청년이 내손에 쥐어준 엽서에는 이런 말들이 써있었다.
"사람을 이해하기 전에 존경이나 원망부터 해버리는 이 세상에서 당신을 나의 게으름 때문에 이해하지 못했음을 후회합니다... "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아 가벼운 눈인사만 하고 지내던, 단정하게 깎은 뒷머리가 파르스름했던 그 청년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 엽서에 덧붙였던  말대로, "불멸의 삶을 갈망치 말고 가능의 영역을 탕진"(판다로스)하면서 부지런히, 후회없이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