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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사람들1

kalos250 2002. 10. 18. 14:19
사진 출처 * 태백 문화원
- 내 얼굴
삼학년 때 밥을 안 ㅆ+ㅏ 가지고 갔기 때문에 배가 고파서 집으로 왔다. 집에 오니 밥이 없었다. 나는 배가 고파서 아무나 때리고 싶었다. - 5학년 김상은

- 외로운 아이들
우리 둘레에는 외로운 아이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 가운데서도 내 뒤에 앉은 효진이와 지영이가 그렇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외로움 속에서도 명랑하게 살아가기 때문에 나보다 몇 배나 나은 것 같다.
점심 때의 일이다. 밥을 막 먹으려는데 선생님께서 나를 불러 "지영이가 요사이 아픈 것은 밥을 안 먹어서 그런 것 같으니, 오늘부터라도 지영이와 같이 밥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뒤돌아앉아 지영이와 같이 밥을 먹었는데 지영이의 밥 먹는 모습이 무척 배가 고파 보였다.
밥을 먹고 우리는 짠도리를 하려고 운동장에 나갔다. 그런데 효진이가 운동장 구석에 쓸쓸히 앉아서 굵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곧 엉엉 울 것만 같았다. "아마도 효진이는 사북 사태로 끌려간 엄마 생각을 하고 있겠지. 참 안됐다"라고 생각하는 내 마음에도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세상은 정말 공평하지 못한 것 같다. 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굳굳하게 공부하는 지영이와 효진이가 나보다는 한참 더 큰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들과 더욱 친한 친구가 되어야겠다. - 6학년 서주영

- 떨어지지 않는 아버지의 검정 고무신
우리 아버지께서 어릴 때의 일이다.
그때는 검정고무신을 신고 다녔다고 한다. 우리 아버지는 좋은 신발이 신고 싶어서 칼로 고무신을 찢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그래도 또 검정고무신을 사주시며 아껴 신으리고 하셨다고 한다 - 6학년 김은주

- 신발
몇달 전의 일이다. 어머니께서 신발을 사 준신다고 하셨다. 나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어머니보고는 아무 신발이나 사달라고 했지만 속 어딘가에는 좋은 신발을 사주셨으면 하고 생각했었다. 나는 매달마다 잡표 신발만 신어 아이들에게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곧 시장으로 가셨다. 나는 어머니가 좋은 신발을 사다 주셨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어느덧 시간은 지나 어머니께서 오셨다. 나는 "엄마 내 신발 좋은 것 사왔어, 나쁜 것 사왔어"하고 물어보았다. 어머니는 신발을 보여주었다.
신발은 잡표 신발이었다. 나는 "엄마, 이런 신발 사오면 어떡해"하고 말했다. 곧 이어 "나 이 신발 안 신을래"하고 말하였다. 어머니게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너희들을 위해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탄광에 들어가셔서 일을 하시는데 네가 신발 가지고 트집을 잡으면 어떻게 하니?"하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정말 아버지께서 위험한 일을 하시는구나하고 더 생각했다.
나는 이제부터 아무 신발을 신는다고 어머니께 약속 드렸다. 난 어머니가 사다 주신 신발을 신고 나가 신나게 뛰어 놀았다. - 6학년 손상복

<조세희 * 침묵의 뿌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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