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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공연

kalos250 2002. 10. 25. 13:06







홍순관(사회자):"슬픔이 기쁨에게 말을 한다면 어떤 말을 했을지 얘기해주세요. "
정호승 :" 미안하다. 그래도 내가 있어서 기쁘지?"

연애편지에 릴케의 말을 인용해, "사랑은 감정으로 출발하지만, 그 다음엔 신념화되야한다." 고 했다는 이 시인의 낭송으로 공연은 시작되었다.
연애편지, 라는 이름으로, 연애편지 쓰듯이 살갑게 벌어진 시와 노래의 항연
시와 몸은 원래 한 몸이라고 하더니 출연진들이 왜 그렇게 노래도 잘하고 말도 다 시같이 하는지.(아, 부럽다)  

가을이 빨간 이유가, 슬픔 때문에 하두 울어서 그렇단다.
눈물이 돌이 되어 쌓여 가슴이 무겁다는 이 정서.
개그 콘서트 같은 데서 나왔으면 전혀 다른 느낌이었을.
이런 감성이 너무 자연스럽고 따스한, 그리고 친근한.    

가을이 빨간 이유 (배경희 글,곡/류형선 편곡)

하늘은 왜 이리도 푸른지
미치도록 아름다운 올해 가을
단풍 저리 붉게 우는 날 알게 되었어
이별의 계절 슬프도록 아름다운 올해 가을
가을이 빨간 이유를 나도 알았어

붉은 가을 이별의 계절엔
그리움도 흔한지
깊은 숨을 쉬면 가슴이 아프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넌 눈물이 있으니 참 좋겠다
눈물 보일 수 없는 난 어쩌겠니
내 눈물은 돌이 되어 쌓이는지 가슴이 무겁다

찬밥 - 안도현 시, 한보리작곡, 한보리노래  

가을이 되면 찬밥은 쓸쓸하다
찬밥을 먹는 사람도 쓸쓸하다
이 세상에서 나는 찬밥이었다
사랑하는 이여

낙엽이 지는 날
그대의 저녁 밥상에
나는
김 나는 뜨끈한 국밥이 되고 싶다

가을이 되면 찬밥은 쓸쓸하다
사랑하는 이여

가을이 되면 찬밥은 쓸쓸하다
참 쓸쓸하다

* 따끈따끈한 선물을 가득 안겨준, 혜영, 지숙, 정숙 세 처자에게 감사한다.
취향이 분명하고 지향이 뚜렷해서 "단단하게 맑은" 눈빛을 지닌 이들.
그리고 커다란 사랑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한 가슴팍을 지닌 이들 세 처자들이 앞으로 맞이할 모든 겨울이 따뜻하고 행복하기를....  
으잉 늦었다. 빨리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