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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삶을 후회해?

kalos250 2002. 10. 29. 10:11
지난 주말엔 경북 청송엘 다녀왔어요.
살다보니까 주왕산을 두번이나 가게 되는 횡재도 있더군요.
채 여명이 가시기도 전에 차에 올랐는데 부지런히 사는 사람들에겐 뭐 그리 대수겠어요마는 저같은 사람에겐 참 신선한 일이네요.
뿌연 가로등 불빛을 이정표삼아 달려가는데 참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먼데 집들에선 하나 둘 불이 켜지고 그렇게 날이 밝아오더라구요.
좀 더 새벽 그 어스름에 머물렀으면...
암튼 그 전날은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해 비몽사몽 차에선 고개가 의자옆으로 곤두박질을 하고 다녀와선 내 사는것에 대한 조바심이랄까 나도 한번 멋지게 살아보고 싶은 마음 내 삶의 모순 투성이들 가난하기만한 내 마음이 참 불쌍하게만 느껴지는 오늘이지만 그래도 그 오늘을 이렇게 살아가네요.
이런 책제목도 있던걸요.
그러니까 "언니"도 살아

파도 * 한승원

꼿꼿이 쳐들고 온 머리부터를 모래톱에 처박고
온몸을 양파껍질처럼 말면서 곤두박질치고
울부짖는 그대
멀고 먼 세상에서 흰 거품 빼어문 채 내내
사랑하고 악다구니 쓰며
줄기차게 살아 온
그 삶을 후회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