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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방이 예약되다
kalos250
2005. 4. 1. 02:34
사람들의 소비행태가 어디에 포커스 맞춰져 있는가를 보는 것은 때로 흥미롭다.
거기엔 그 사람이 가진 성향과 배경, 가치관 등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마케팅은 물론, 상품기획단계에서부터 전문가들을 통해 매우 폭넓고 깊이있게 연구되는 게 보통이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고개를 쓰윽 돌려만 봐도 드러나는, 저마다 얼마나 다양한 포커스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일산에 사는 친구는 무엇보다 화장품을 아주 고가의 것을 쓴다.
"옷은 나중에 좋은 것을 사 입으면 되지만 피부는 망가지면 다시 복구할 수 없다"는 게 그 집안의 공통된 신념이라 했다.
나로서는 한번 구경도 해보지 못한 고가의 화장품을 쓰는 그 친구는 그래서인지, 두 딸 아이의 엄마임에도 화장기 없이도 뽀송뽀송한 고현정틱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
내 주위에는 또 "지름신(지르게 한다는 뜻)이 강림하사" 속무무책으로 카메라 장비를 업그레이드해버리는 인간들이 있다. 사실 아주 드물지만 내게도 작은 것을 요구하는 지름신이 강림할 때가 있는데, 나의 지름신은 쉽게 현실과 타협을 해버리니 정말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의 이러한 매니아적이고 스마트한 소비는 대체로 타인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며 우리나라의 광학기기산업의 발전을 위한 든든한 배경이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라이카같은 명품이 나오기를 바라는 애국적인 면모도 있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또 특이했던 경우는 주방의 오븐만 몇 천만원대를 혼수로 투자한 경우. 뭐 부유층에겐 당연한 일인지 모르나 그리 부유한 편이 아닌 형편에 다른 것의 희생을 전제로 이루어진 투자라는 것이 흥미로왔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일시적으론 카메라,렌즈, 컴퓨터, 필기구, 시계, 같은 것들이 탐욕스런 욕망으로 스치고 지나가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미미하게라도 일관되게 유지되어오는 욕망의 포커스는 신발과 가방에 있다. 물론 디자인이 내 눈에 들어야하고 내게 잘 맞고 가볍고 편하고 튼튼하며(내 신발과 가방은 이상하게도 쉽게 헤진다.), 가격대 성능비가 탁월할 것. 이것이 내가 요구하는 상품의 미덕이다.
오늘 미국에 사는 제부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실 거의 매일 연락을 하지만, 오늘은 홈페이지 임시개통을 기념하여 선물을 하겠다는 기특한 제안을 했다.
렌즈, 라는 단어를 발음하고 싶었으나.. 얼른 채워지지 못한 렌즈의 대한 욕망이 이런저런 정보를 섭취하여 너무 높게 자라 있어 너무 고가의 것이 되어버린 탓에 제껴져 버렸고, 카메라가방으로 대치되었다.
마침 메이드 인 유에세이라 가격도 여기서의 반값이었다.(여기서 변명. 카메라가방은 아주 기능적일 것이 요구되는 품목인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것을 만들지 않는다. 사진 찍는 사람들 대다수가 아쉬워하는 지점이다)
그리하여.. 이런 가방이 예약되었다. 흐흐

노트북 가방으로도 쓸 수 있으니,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나는 병원이전으로 인한 새명함을 제작해 보내주기로 하였다.
신발과 가방. 생각해보니 모두 집을 떠날 때 필요한 품목들이다.
그래서 내가 이 나이 되도록 정착이니 안정이니 하는 단어와 좀 거리가 있는 불안한 삶을 살게 되었을까.
이전에 직장동료였던 오군이 뭉툭한 내 신발을 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선배로부터 들었던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니가 맨날 이렇게 골목길만 좋아하다 보면, 앞으로 니 인생이 그렇게 된다." 라는.... 그 말을 듣고 웬지 그가 나랑 비슷한 종류의 인간일지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지금은 애아빠로서 평온한 삶을 누리고 있는 오군.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거기엔 그 사람이 가진 성향과 배경, 가치관 등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마케팅은 물론, 상품기획단계에서부터 전문가들을 통해 매우 폭넓고 깊이있게 연구되는 게 보통이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고개를 쓰윽 돌려만 봐도 드러나는, 저마다 얼마나 다양한 포커스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일산에 사는 친구는 무엇보다 화장품을 아주 고가의 것을 쓴다.
"옷은 나중에 좋은 것을 사 입으면 되지만 피부는 망가지면 다시 복구할 수 없다"는 게 그 집안의 공통된 신념이라 했다.
나로서는 한번 구경도 해보지 못한 고가의 화장품을 쓰는 그 친구는 그래서인지, 두 딸 아이의 엄마임에도 화장기 없이도 뽀송뽀송한 고현정틱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
내 주위에는 또 "지름신(지르게 한다는 뜻)이 강림하사" 속무무책으로 카메라 장비를 업그레이드해버리는 인간들이 있다. 사실 아주 드물지만 내게도 작은 것을 요구하는 지름신이 강림할 때가 있는데, 나의 지름신은 쉽게 현실과 타협을 해버리니 정말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의 이러한 매니아적이고 스마트한 소비는 대체로 타인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며 우리나라의 광학기기산업의 발전을 위한 든든한 배경이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라이카같은 명품이 나오기를 바라는 애국적인 면모도 있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또 특이했던 경우는 주방의 오븐만 몇 천만원대를 혼수로 투자한 경우. 뭐 부유층에겐 당연한 일인지 모르나 그리 부유한 편이 아닌 형편에 다른 것의 희생을 전제로 이루어진 투자라는 것이 흥미로왔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일시적으론 카메라,렌즈, 컴퓨터, 필기구, 시계, 같은 것들이 탐욕스런 욕망으로 스치고 지나가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미미하게라도 일관되게 유지되어오는 욕망의 포커스는 신발과 가방에 있다. 물론 디자인이 내 눈에 들어야하고 내게 잘 맞고 가볍고 편하고 튼튼하며(내 신발과 가방은 이상하게도 쉽게 헤진다.), 가격대 성능비가 탁월할 것. 이것이 내가 요구하는 상품의 미덕이다.
오늘 미국에 사는 제부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실 거의 매일 연락을 하지만, 오늘은 홈페이지 임시개통을 기념하여 선물을 하겠다는 기특한 제안을 했다.
렌즈, 라는 단어를 발음하고 싶었으나.. 얼른 채워지지 못한 렌즈의 대한 욕망이 이런저런 정보를 섭취하여 너무 높게 자라 있어 너무 고가의 것이 되어버린 탓에 제껴져 버렸고, 카메라가방으로 대치되었다.
마침 메이드 인 유에세이라 가격도 여기서의 반값이었다.(여기서 변명. 카메라가방은 아주 기능적일 것이 요구되는 품목인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것을 만들지 않는다. 사진 찍는 사람들 대다수가 아쉬워하는 지점이다)
그리하여.. 이런 가방이 예약되었다. 흐흐

노트북 가방으로도 쓸 수 있으니,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나는 병원이전으로 인한 새명함을 제작해 보내주기로 하였다.
신발과 가방. 생각해보니 모두 집을 떠날 때 필요한 품목들이다.
그래서 내가 이 나이 되도록 정착이니 안정이니 하는 단어와 좀 거리가 있는 불안한 삶을 살게 되었을까.
이전에 직장동료였던 오군이 뭉툭한 내 신발을 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선배로부터 들었던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니가 맨날 이렇게 골목길만 좋아하다 보면, 앞으로 니 인생이 그렇게 된다." 라는.... 그 말을 듣고 웬지 그가 나랑 비슷한 종류의 인간일지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지금은 애아빠로서 평온한 삶을 누리고 있는 오군.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