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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시 하나 옮겨놓고 사라지기: 정호승, 신발끈을 맬 때마다

kalos250 2005. 7. 16. 02:49
신발끈을 맬 때마다

                               정호승

신발끈을 맬 때마다
목을 매는 것 같다
높은 나뭇가지 끝에
목을 매려고 묶었던
넥타이 두 개
아직 버리지 못하고
아이들 몰래
장롱 깊숙이
숨겨놓고 있는데
오늘도 신발끈을 맬 때마다
길이 먼저 일어나
횅하니 떠나버린다.

* 잠들기 전 손에 잡히는 시집 하나를 펼쳐 보는데,
넥타이 두 개 장롱 깊숙이 숨겨놓고 사는 그 삶이 참 비장해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