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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악을 들어보셨나요? Waltzing Matilda
kalos250
2002. 11. 9. 17:33
'Waltzing Matilda !' 캥거루가 뛰노는 오스트레일리아에 가서 아무나 붙들고 이렇게 발음하면 누구든 이노래를 즉석에서 불러준다. 단순하지만 특징적인 멜로디에 적지 않게 흥이 들어간 이 노래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민요로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아리랑' 같은 것이다.한국사람이 '아리랑'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듯이,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이 이노래를 모른다는 것 또한 상상할 수도 없다. 사실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은 이 노래를 비공식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이다.
'마틸다'는 여자 이름으로 흔히 쓰여지지만, 여기서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구어로 잡목이 우거진 숲, 측 총림(叢林)지대를 다니는 여행객이 휴대하고 다니는 짐꾸러미를 일컫는 말이다. 여행객이 짊어지고 다니는 이 침낭같은 꾸러미는, 걸어다닐 때마다 춤추듯이 흔들리게 되는데, '춤추는 마틸다'란 말의 의미는 그 모습을 연상해 보면 통하게 된다. 걸을때마다 흔들리는 꾸러미의 리듬은 마치 18세기 여성들이 가운(gown) 뒤에 치미를 부품려 보이기 위해 덧입은 허리받이가 춤출때마다 앞두로 흔들리던 모습과 유사하다. '춤추는 마틸다'는 물웅덩이 옆에 야영을 하고 있다가 양 한 마리를 몰래 잡은 한 여행자에 대한 얘기를 담고 있는 노래이다. 즉 한 여행자가 물을 끓이면서 흥겹게 쉬다가 마침 양 한 마리가 있길래 너무 좋아서 짐꾸러미 속에다 그것을 잡아 넣었는데 땅주인과 말을 탄 경찰이 도착해서 양 도둑질을 추궁하자, 여행객은 경찰에게 잡히느니 차라리 웅덩이에 몸을 던져 자살하는 쪽을 택한다는 내용,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매우 냉소적인 은유와 사회적 항변을 표현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노래이며, 비공식 국가로까지 생각하게 된 데는 바로 그 안에 담긴 냉소적인 의미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노래의 냉소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이 왜 이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가 어떤 나라인지 잠깍 생각해 보자. 주지하듯이, 오세아니아주 최대의 영연방 자치국인 오스트레일리아는 1770년 영국이 J.Cook가 발견했는데, 1788년 영국정부는 이 신대륙을 개척하기 위한 첫 시도로, 절도죄 등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지를 죄수 800명을 포함한 영국 이민단을 투입시켜 정주시켰다. 그러나 낯선 땅에 떨어진 이주민들은 영구 사법부와 경찰의 위선, 그리고 개척지주들의 오만감에 대해 심한 반감을 느끼면서 살게 되었다. 노래의 내용은 그러한 반감을 우화적으로 담고 있는 것인데, 즉 못가진 자가 느끼는 가진 자에 대한 불만, 그리고 권력층에 대한 불신이 그 요지인 것이다. 가난한 여행자가 먹고 살기 위해 기껏 양 한 마리를 꾸러미 속에 넣었지만, 여행자는 그 사소한 남획의 죄를 묻는 지주와 경찰 앞에서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마치 한 인간의 생명이 양 한 마리의 목숨 보다도 못하지 않느냐 하는 의미로 항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재미있는 곡은 오스트레일리아 자연의 푸른 이미지를 잠깐 떠오르게 하고, 화사한 봄을 만끽하고 실내에 들어와 술잔을 기울이는 듯한 장면으로 이어진 것이지만, 재미로만 듣지 말고 이 노래에 깃든 인간적애환까지도 함께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원문을 보다 잘 이해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슬랭이나 구어 등 몇가지 단어들의 뜻을 적어본다.
swagman: 둘둘 만 꾸러미를 들고 다니는 부랑자, 혹은 여행자
billabong: 물 웅덩이
billy: 물을 끓이는 얇은 깡통 모양의 용기
jumbuck: 어린 양
squatter: 개척지 정주자, 개척시대에 단지 좋은 땅을 발견했다는 이유로 소유권을 가진 농부나 목축업자로 이들 중 일부는 엄청난 부자였다.
tropper: 말을 타고 다니는 기병 경찰
tucker bag: 음식물을 담는 데 사용되는 가방 혹은 상자
Kulibar tree: 일명 '유칼리(고무)나무'라고 불리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교목
Waltzing Matilda
Once a jolly swagman camped by a billabong,
Under the shade of the Kulibar tree,
And he sang as he watched and he waited 'till his billy boiled: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Waltzing Matilda, waltzing Matilda,
You'll come a-waltzing, Matlda, with me.
And he sang as he watched and he waited 'till his billy boiled: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Down came a jumbuck to drink at that billabong,
Up jumped the swangman and grabbed him with glee;
And he sand as he stowed that jumbuck in his tucker bag;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Waltzing Matilda, etc.
Up rode the squatter, mounted on his thoroughbred,
Down came the troppers, one, two, three.
"Where's that jolly jumbuck you've got in your trucker bag?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Watzing Matilda, etc.
Up jumped the swagman, sprang into the billabong,
"You'll never catch me alive", said he.
And his ghost can be heard as you pass by that billabong: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Watzing Matilda, etc.
'Waltzing Matilda' 해설에서는 마틸다가 여행객이 짊어지고 있는 배낭이라지만 난 여인 마틸다로 생각하고 싶다. '경찰에게 잡히느니 물에 빠져 죽은 귀신이 되어 너희곁을 배회하리라'는 나그네가 무척 발랄하다. 이런 익살스런 노래를 국가처럼 아끼는 호주인들의 정서도 정겹다. 혹시 호주에 가거든 Pub에서 아무나 붙잡고'Waltzing Matilda'를 불러달라고 해보시라.
* 이 노래를 소개해준, 20자음악평의 칼럼니스트에게 "레옹"의 마틸다와 관계가 있냐고 물었더니 "No" 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렇지만, 이 노래를 자꾸 들으니 마틸다가 레옹이 남긴 화분을 안고 다니다가 도착한 학교 앞 뜰에다 묻던 장면이 떠오른다.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던 레옹의 분신과 다름없는 그 생명체의 뿌리를 고이 내려주고 흙을 덮어주던 장면...
이 노래의 멜로디처럼 경쾌하게 흐르던 그 슬픈 엔딩...
(column 메뉴의 20자 음악평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마틸다'는 여자 이름으로 흔히 쓰여지지만, 여기서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구어로 잡목이 우거진 숲, 측 총림(叢林)지대를 다니는 여행객이 휴대하고 다니는 짐꾸러미를 일컫는 말이다. 여행객이 짊어지고 다니는 이 침낭같은 꾸러미는, 걸어다닐 때마다 춤추듯이 흔들리게 되는데, '춤추는 마틸다'란 말의 의미는 그 모습을 연상해 보면 통하게 된다. 걸을때마다 흔들리는 꾸러미의 리듬은 마치 18세기 여성들이 가운(gown) 뒤에 치미를 부품려 보이기 위해 덧입은 허리받이가 춤출때마다 앞두로 흔들리던 모습과 유사하다. '춤추는 마틸다'는 물웅덩이 옆에 야영을 하고 있다가 양 한 마리를 몰래 잡은 한 여행자에 대한 얘기를 담고 있는 노래이다. 즉 한 여행자가 물을 끓이면서 흥겹게 쉬다가 마침 양 한 마리가 있길래 너무 좋아서 짐꾸러미 속에다 그것을 잡아 넣었는데 땅주인과 말을 탄 경찰이 도착해서 양 도둑질을 추궁하자, 여행객은 경찰에게 잡히느니 차라리 웅덩이에 몸을 던져 자살하는 쪽을 택한다는 내용,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매우 냉소적인 은유와 사회적 항변을 표현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이 너무도 좋아하는 노래이며, 비공식 국가로까지 생각하게 된 데는 바로 그 안에 담긴 냉소적인 의미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노래의 냉소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이 왜 이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가 어떤 나라인지 잠깍 생각해 보자. 주지하듯이, 오세아니아주 최대의 영연방 자치국인 오스트레일리아는 1770년 영국이 J.Cook가 발견했는데, 1788년 영국정부는 이 신대륙을 개척하기 위한 첫 시도로, 절도죄 등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지를 죄수 800명을 포함한 영국 이민단을 투입시켜 정주시켰다. 그러나 낯선 땅에 떨어진 이주민들은 영구 사법부와 경찰의 위선, 그리고 개척지주들의 오만감에 대해 심한 반감을 느끼면서 살게 되었다. 노래의 내용은 그러한 반감을 우화적으로 담고 있는 것인데, 즉 못가진 자가 느끼는 가진 자에 대한 불만, 그리고 권력층에 대한 불신이 그 요지인 것이다. 가난한 여행자가 먹고 살기 위해 기껏 양 한 마리를 꾸러미 속에 넣었지만, 여행자는 그 사소한 남획의 죄를 묻는 지주와 경찰 앞에서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마치 한 인간의 생명이 양 한 마리의 목숨 보다도 못하지 않느냐 하는 의미로 항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재미있는 곡은 오스트레일리아 자연의 푸른 이미지를 잠깐 떠오르게 하고, 화사한 봄을 만끽하고 실내에 들어와 술잔을 기울이는 듯한 장면으로 이어진 것이지만, 재미로만 듣지 말고 이 노래에 깃든 인간적애환까지도 함께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원문을 보다 잘 이해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슬랭이나 구어 등 몇가지 단어들의 뜻을 적어본다.
swagman: 둘둘 만 꾸러미를 들고 다니는 부랑자, 혹은 여행자
billabong: 물 웅덩이
billy: 물을 끓이는 얇은 깡통 모양의 용기
jumbuck: 어린 양
squatter: 개척지 정주자, 개척시대에 단지 좋은 땅을 발견했다는 이유로 소유권을 가진 농부나 목축업자로 이들 중 일부는 엄청난 부자였다.
tropper: 말을 타고 다니는 기병 경찰
tucker bag: 음식물을 담는 데 사용되는 가방 혹은 상자
Kulibar tree: 일명 '유칼리(고무)나무'라고 불리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교목
Waltzing Matilda
Once a jolly swagman camped by a billabong,
Under the shade of the Kulibar tree,
And he sang as he watched and he waited 'till his billy boiled: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Waltzing Matilda, waltzing Matilda,
You'll come a-waltzing, Matlda, with me.
And he sang as he watched and he waited 'till his billy boiled: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Down came a jumbuck to drink at that billabong,
Up jumped the swangman and grabbed him with glee;
And he sand as he stowed that jumbuck in his tucker bag;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Waltzing Matilda, etc.
Up rode the squatter, mounted on his thoroughbred,
Down came the troppers, one, two, three.
"Where's that jolly jumbuck you've got in your trucker bag?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Watzing Matilda, etc.
Up jumped the swagman, sprang into the billabong,
"You'll never catch me alive", said he.
And his ghost can be heard as you pass by that billabong:
You'll come a-waltzing, Matilda, with me!"
Watzing Matilda, etc.
'Waltzing Matilda' 해설에서는 마틸다가 여행객이 짊어지고 있는 배낭이라지만 난 여인 마틸다로 생각하고 싶다. '경찰에게 잡히느니 물에 빠져 죽은 귀신이 되어 너희곁을 배회하리라'는 나그네가 무척 발랄하다. 이런 익살스런 노래를 국가처럼 아끼는 호주인들의 정서도 정겹다. 혹시 호주에 가거든 Pub에서 아무나 붙잡고'Waltzing Matilda'를 불러달라고 해보시라.
* 이 노래를 소개해준, 20자음악평의 칼럼니스트에게 "레옹"의 마틸다와 관계가 있냐고 물었더니 "No" 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렇지만, 이 노래를 자꾸 들으니 마틸다가 레옹이 남긴 화분을 안고 다니다가 도착한 학교 앞 뜰에다 묻던 장면이 떠오른다.
사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던 레옹의 분신과 다름없는 그 생명체의 뿌리를 고이 내려주고 흙을 덮어주던 장면...
이 노래의 멜로디처럼 경쾌하게 흐르던 그 슬픈 엔딩...
(column 메뉴의 20자 음악평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