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nge
ù??
kalos250
2005. 12. 5. 22:38
토요일 아침, 전화벨소리에 잠이 깨어 부리나케 울진으로 호출되었다 돌아오는 밤길에 첫눈을 만났습니다.
눈이 쏟아지는 고속도로위에선 차들이 눈앞에서 연이어 미끄러져 서로에게 상처를 내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새로뽑은 황군의 차가 함부로 쳐다봤다간 상처받는다는 좋은 차였던 덕분에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첫눈으로 내린 폭설이라니.
티비뉴스에서 보여주는, 첫눈의 무게 때문에 움푹 주저앉은 비닐하우스-폭풍에도 끄덕없었다는 꽤 튼튼한 지지대를 가진-며 축사들이 너무나 애처로워 보입니다.
마치... 첫사랑의 슬픔, 그 무게로 주저앉은 가슴팍처럼. 그 서늘한 생채기처럼.
율진에서 함께 했던 세 남자입니다.
서로에 대한 마음씀이 너무 애틋해서 옆에서 보는 처자를 참 머쓱하게 했던.
(바닷바람이 차다며 옷을 벗어 걸쳐주고 사양하고 하느라 실갱이를 벌이는 남자들의 모습을 보며 추위를 잊었다는
-.-;;)
두 사람 몫 이상의 삶을 살아내는 그들의 사는 낌새는,
욕심 부리지 말고, 욕심부리다 지쳐 나가떨어지지 말고 조금씩 살살 살자 했던 내 생각들을 좀 돌아보게도 하였습니다. 아주 잠시 ^^
그렇게, 세 명의 멋진 유부남과 매끈한 울진 대게와 함께 했다 서둘러 돌아오는 길 위에서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들뜬 목소리로 첫눈 소식을 전해온 남자는...
다섯 살 먹은 조카 석윤이였습니다. -.-
"이모오오! 눈 와. 눈이 아주 많이 와아~ 어디야? 거기도 눈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