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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

kalos250 2006. 7. 6. 10:41


어제 불편한 몸으로 나와 맛난 영양식 점심을 사준 혜영이에게 소개시켜준 유쾌한 책.
(잠깐 대화 중에 나왔던 위로의 방식-직접적 방식과 간접적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후자에 탁월한 책이다. 혜영이가 요즘 읽고 있던 공지영류의 책이 전자라고 볼 수 있겠지)

표지사진을 다운받으려 알라딘에 들어갔더니, 독자서평도 재밌다.

http://www.aladdin.co.kr/shop/book/wletslook.aspx?ISBN=8991402011#letsLook

<저자의 말>

이제 기나긴 혁명은 우리에게 예전보다 많이 '자유롭고, 불순한 상상력'을 요구합니다. 그 '자유롭고, 불순한 상상력'으로 감추어진 것들을 꿰뚫어보고 더 나은 세상이 가능하다는 '즐거운 상상력'으로 바닥부터 전복해 나갈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일상에 대한 전복의 상상력이 또다시 '자본주의의 상품'으로 팔려나가거나 '개인적인 반항'에서 머물지 않으려면, 언제나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 모순과 거시적인 변혁의 관점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최세진

*
최세진. 처음 접하는 사람인데, 언젠가 우연히라도 만나보고 싶은,
만나서 악수라도 청하고 사인이라도 받고 싶은 사람의 목록에 등록시켰다.
남미로 가야할까?

우리가 사는 시대, 세상 여기저기에 감춰져 있는 알고 있던 것과 모르던 것들, 자유롭고 불순한 좌파의 상상력이 한 판 흐드러진 춤판처럼 쉽고 재미있고 친절하게 펼쳐져 있다.
전철에서 책을 읽으면서 혼자 키득키득 웃다가 콧날이 찡해지기도 하다가, 왜 이 유쾌하다고 씌여진 이야기에 눈물이 나는 걸까를 생각해보기도 했다가 그랬다.

한 토막 소개하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멋진 응원곡을 발표했던 아나키스트 밴드 첨바왐바가 있다
이들의 "생기 충만한 전복의 노래"들과 이 노래로 좌파적 상상력을 드러내는 방식은 저자가 말하는 혁명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해준다.
(이들은 제너럴 모터즈와 광고음악계약을 하면서 반세계화 운동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독립미디어센터(IMC, IndyMedia Center)와 반세계화, 기업 감시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Corpwatch에 돈을 기증하여 제너럴 모터스에 대한 반대운동을 하는데 사용하기로 한다.  포드사가 남아프리카 지역에 사용할 광고 노래를 계약한 뒤 받은 돈은 남아프리카 지역의 반자본주의 운동 단체에 기능하고 이탈리아 자동차 렌트 회사 광고에 노래가 쓰인 뒤 받은 광고료는 이탈리아 아나키스트 방송국에 지원한다.)
신나는 댄스 뮤직 <텁섬퍼>에 숨겨져 있는 리버풀 부두 노동자들과의 인연은 눈물겹고,
멤버를 뽑을 때 연주 실력보다 시간을 잘 지키는 능력, 권위에 대한 증오, 착한 마음씨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얘기는 너무나 맘에 든다. ㅎㅎ

이런 이야기들로 빼곡한 책을 들고 지하철에 앉아오는데, 옆자리에 앉아있던 반백의 아저씨가 책 제목을 보고 책구경을 하자 했다.
넘겨드린 책을 이리저리 흩어보곤, 춤출 수 있는 혁명이란 게 뭐냐, 트로츠키의 영구혁명론 같은 거냐. 하는 질문을 하던 아저씬, 어, 그러니까요. 하며 어버버거리는 내 대답을 듣고는 조용한 웃음을 지으며, "이 시대에 혁명이란 단어가 살아남아 있는 게 신기해서요" 라는 말을 남기곤 사라지셨다.
흠. 내가 말을 좀 잘 할 줄 알면 좋았으련만, 하는 아쉬움이 있던 짧은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