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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감자와 컬리플라워

감자와 컬리플라워 알루는 감자입니다. 고비는 컬리플라워라는 야채이지요. 인도 사람들의 주식이 쌀밥과 커리라는 건 다 알고 계시겠지요. 그 커리에 가장 흔하게 들어가는 재료가 바로 알루와 고비입니다. 그러니까 알루와 고비는 이를테면 뭐 실과 바늘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캘커타 마더 테레사의 집에 알루와 고비가 있었습니다. 행려병자들을 위해 수녀님들이 만드시는 야채 커리에 들어 있는 그 감자와 컬리플라워처럼 항상 붙어 있는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알루는 중증 간질에 전신마비까지 겹쳐 하루 종일 누워 있어야 하는 환자였고, 고비는 한쪽 팔과 두 다리가 망가져 하루종일 앉아 있어야만 하는 환자였습니다. 알루와 고비는 물론 그들의 본명이 아닙니다. 알루의 본명은 랄루였습니다. 고비의 본명은 산자이였구요. 그들..

lounge 2006.04.15

찌부드.. 끄적끄적

삶의 반경을 줄이기. 서울(서울을 벗어나니 무슨 동, 무슨 동네 하던 지명이 서울이란 말로 요약되었다.)엔 한꺼번에 약속을 잡아 최소한으로 나가고, 동선이 짧아지니 삶이 한결 심플해진 듯. 가만가만 조금씩만 살아보자, 라고 생각한다. 어찌어찌하여 걸음마로 시작한 인라인이 이곳에 와서 한결 늘었다. 인라인 장만하고 실제 탄 건 몇 일 안되었는데 나름대로! 날로 힘이 붙는 인라인질에 흥이 나서 타다가 하루 타면 한 이틀은 몸이 퍼져서 꼼짝 못한다. 한심한 노릇이긴 해도 이렇게 몸살 겪으면서 단련되는 것이니 한다. 욕심이 생겼다. 초급자용 휘트니스를 벗고 중급자용 트레이닝 스케이트를 타고 싶어진 것. 인터넷 샵을 뒤져보다 꼭 갖고 싶은 걸 발견했다. 롤러브레이드 라이트닝 05 그런데 아쉽게도 작은 치수는 아예..

lounge 2006.04.04

스물 다섯의 연애담

스물 다섯, 꽃다운 젊은 청년의 가슴 아픈 연애담을 듣다. 너무나 똑같은 상황의, 세 번의 참담했던 연애의 기억. 세상엔 약해서 악한, 나쁜 사람들도 많고, 더 심하게는 뻔뻔하게 나쁜 사람들도 많은가보다. 돈 많은 남자에게 매몰차게 가면서, "오빠, 혹시 이 남자랑 헤어지게 되어서 오빠한테 가게 된다면, 그 땐 오빠가 성공한 사람이길 바래." 라고 말했다는 그녀의 이데올로기는 도대체.. -,.- 이 지구상의 많은 슬픔과 고통이 남녀간의 연애로 비롯된다는 걸 생각하면, 아무래도 인간이 자웅동체인 것이 좋겠다 확신하던 어릴 적 생각이 맞는 듯.

lounge 2006.04.02

떠남을 위하여

... 떠나라는 신호가 왔다. 몸이 말한다. 몸 안이 온통 독으로 가득차 있다고. 물을 갈아먹고 설사를 해서 그 독을 내보내야 한다고. 뻘뻘 땀을 흘려 모공을 꽉 막아버린 개기름을 씻어버려야 한다고. 오래 전 언젠가도 이랬다. 내 안에 오만과 탐욕과 집착과 미움의 에너지가 만수위를 넘어 차올랐었다. 그때 어떤 신호가 왔었다. 나는 그 신호를 따라서 집을 떠났다. 길을 걸으며 그 나쁜 에너지를 웬만큼 방류할 수 있었다. 풍경이, 사람들이 내게 건네 준 선한 에너지를 몸 안에 채워넣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후로 오랫동안 집을 떠나지 못했다. 언제든 '가장' 힘든 시간이 아니었겠는가마는, 그래도 지난 6년, 길 떠나지 못하고 살아야 했던 시간은 또 '가장' 힘든 시간들이었..

lounge 2006.04.01

크레이지 록스타

제발 밤에 잠이 좀 와줬으면 하다가 우연히 케이블에서 보게된 영화 "크레이지 록스타" 뜻하지 않게 경쾌하고 산뜻하며 재밌는 영화를 만나 기분이 좋다. 원제는 "Garage Days", 감독은 화려한 비주얼을 추구한다는 알렉스 프로야스. 음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잃지 않고 숱한 역경 속에서도 지켜가지만, 결국엔 록커로서는 별볼일 없음을 인정하게 된 다음에도, 행복해지기 위해서 굳이 록스타가 될 필요가 없다, 라고 말하는 록커. 그들의 폴짝폴짝 뛰어오르는 엔딩씬을 보며 낮에 조카가 뛰어놀던 덤블링을 장만하리라, 다짐하다.

lounge 2006.03.28

멀미

인라인을 타다 만난 이십대중반의 예쁘장한 아가씨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에 대해 물었다. 결혼은 했냐, 뭐하고 사느냐, 남친은 있느냐.. "어휴, 왜 그렇게 단조롭게 살아요? 좀 즐기면서 살아야지." 탄식처럼 나온 그의 말에 그저 웃음을 보여주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났다. 그의 말처럼, 생활의 반경도 사색의 지평도 고만고만하니 단조롭기 그지 없는데, 나는 왜 멀미가 나는 걸까..

lounge 2006.03.24

무게 중심

인라인을 둘러메고 호수공원에 다녀왔다. 호수공원은 상암에 비해 인라인 타기가 훨 수월하다. 산책로와 나란히 자전거도로가 곧게 나있고, 불빛 어른거리는 호수를 끼고 달리는 기분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오늘은 이곳의 작은 동호회의 사람들로부터 한 수 배우는 보람이 있었다. 무게 중심을 낮추고 좌우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방법. 그래야 속력을 낼 수 있단다. 무게 중심을 낮추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했다. 방법도 모르고 뒤뚱거리며 타는 아이들이 넘어지지 않고 잘 타는 건 무게중심이 워낙 낮아서 그렇다고 하니, 굳이 낮추지 않아도 무게 중심이 남보다 한참 낮은 내가, 심한 몸치로 산 세월에 비해 큰 어려움없이 인라인을 타게 된 비밀이 풀리는 듯 하다. 어쨌거나 무게중심을 낮추며 타는 연습을 좀 더 하면, 나도 속력을..

lounge 2006.03.24